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프로야구 명가라는 자존심을 단단히 구기고 있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잡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처지다. 그나마 삼성을 대표하는 베테랑 박한이가 대기록 작성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부산고 출신의 박한이(37)는 2001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한 뒤 줄곧 푸른 유니폼만 입었다. 양준혁(은퇴), 이승엽 등 쟁쟁한 선배들에 가려 팀의 상징이라고 불리진 못했다. 하지만 삼성의 전력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았다. 화려하진 않다 해도 늘 제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왔다.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박한이가 쌓아가는 기록은 왜 그가 그렇게 불리는지 잘 말해준다. 박한이는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쳤다. 데뷔 첫해인 2001년 117안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가장 많은 안타를 친 때는 170개를 기록한 2003년. 타율이 가장 좋았던 해는 2014년(타율 0.331)이다.
현재까지는 양준혁이 보유한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가 최고 기록이다. 올해 박한이가 100안타를 넘어서면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시즌 초만 해도 박한이가 충분히 이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들 생각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무릎 수술을 받은 뒤 복귀했지만 아직 몸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박한이는 계속 경기에 나선다. 대기록 달성이 눈앞인 데다 약화한 팀 전력을 고려하면 빠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주장이라는 점도 그가 분발하는 이유다. 2일 현재 삼성의 남은 경기 수는 27. 박한이가 기록 중인 안타가 73개니 매 경기 안타 1개를 치면 된다. 경기마다 안타를 친다는 게 쉽지 않지만 '꾸준한' 박한이라서 충분히 노려볼 만한 목표다.
박한이가 도전 중인 또 하나의 기록은 통산 2천 안타. 여태까지 양준혁 등 7명만 이 고지를 밟았다. 박한이는 공교롭게도 절친한 선배이자 팀 동료 이승엽과 나란히 1천995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호 홈런 기록까지 홈런 2개만 남겨두고 있기도 하다.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라고 불러주시는데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욕심을 부리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겠다. 그래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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