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 과다 청구 지하수 사용료 반환 갈등

하루 40t 더 나왔는데 구청은 계량기 '이상無'

지하수 사용량을 두고 목욕탕 업체와 대구 동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업체는 계량기 문제로 지하수 사용량이 과다하게 측정됐다고 주장하고, 구청은 계량기 이상을 증명할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대구 동구 동호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조모(68) 씨는 지난 2월 지하수 사용료 영수증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했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1관정(깊이 500m)과 2관정(300m)의 유량이 눈으로 보기에 큰 차이가 나는데도, 사용량은 비슷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조 씨는 계량기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관정의 기존 계량기 끝에 보조 계량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2월 22일 오후 3시부터 24시간 동안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기존 계량기는 94t인데 보조 계량기는 51t이 나왔다. 43t이 차이가 났다.

이에 조 씨는 2012년 9월부터 사용해왔던 2관정 계량기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 구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구청은 조 씨가 유량 확인을 위해 단 보조 계량기가 기존 계량기와 나란히 연결된 '수평 설치'가 아니라 수도꼭지 끝에 단 '수직 설치'여서 관련 규정에 어긋난다며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씨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 3월 2일 2관정의 계량기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기존 계량기는 관련 기관에 고장 검사를 맡겼다.

문제는 새 계량기 교체 후에도 유량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3월 6일~4월 5일 2관정의 사용량은 1천354t으로 하루 평균 43t으로 집계됐다. 이후 4월과 5월도 각각 49t과 47t이 나왔다. 이는 새 계량기 교체 전달(2월 6일~3월 5일) 하루 평균 사용량 95t의 절반 수준이다.

이를 근거로 조 씨는 "2관정의 과거 하루 평균사용량이 90~100t으로 나온 것은 계량기 이상으로 과다하게 측정된 것"이라며 "지난 3년 동안 과도하게 납부한 지하수 사용료(약 2천만원)를 돌려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구청은 여러 차례 고장 검사를 진행한 결과 기존 계량기에 문제가 있다는 결정적인 근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조 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4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7월 한국유체기술에 각각 기존 계량기 검사를 의뢰했지만 모두 '검사 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것.

동구청 관계자는 "지하수는 상수도와 달라 유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계량기 교체 전후를 비교해 과다 측정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계량기에 이상이 있었다는 전문기관의 확증이 없는데다 조 씨가 지난해 12월 새로운 지하수 관정을 뚫은 점도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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