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산 식품이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역 식품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올 하반기 중국 대규모 슈퍼마켓 체인의 한국관에 대량 입점하는 등 현지 소비재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음식 열풍이 커지는 가운데 민간이 주도해 스스로 일궈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성과라는 평가다. 앞서 (사)중소기업식품발전협회(회장 이수동, 이하 협회)는 중국산둥성시장개척단(이하 개척단)을 꾸리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 동안 중국 장쑤성과 산둥성을 방문했다.
◆"현지화 거치면 안착 가능성"
2일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 비보호텔 연회장에서는 약 2시간 동안 한중 식품'유통기업 간 민간 교류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아이마이(AIMAI)연쇄상업유한공사(이하 아이마이) 장쇼유 회장을 비롯해 산둥성의 10여 개 식품'화장품'농산물 업체가 참가했다.
행사장에서는 우리 업체들이 바이어들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하고자 내놓은 음식 냄새가 진동하며 방문객의 후각을 자극했다. 바이어들로부터 '한국의 신라면만큼 맛있다'는 평가를 받은 합천유통의 양파라면은 매콤한 냄새를 풍기며 행사 분위기를 주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지 바이어들은 우리 기업의 제품들 앞에 서서 길게는 10~20분가량 머물며 제품 소개를 듣고 시식했다. 은은한 금장 포장과 고소한 맛을 내세운 보현의 도시락 김, 약과와 견과류 과자 등을 선보인 시루와방아도 큰 관심을 얻었다. 또 동양종합식품은 즉석에서 현지 기업에 삼계탕 낱개 제품 약 1천 봉을 샘플(한화 500만원)로 이달 중 납품하기로 했다.
식품뿐만 아니라 주신산업의 간이 눈 세척기 '아이컵'과 대구한의대 화장품 브랜드 '자안' 역시 이를 체험해 보려는 바이어들이 한참을 늘어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아이마이 장 회장은 "중국에는 없는 삼계탕 요리와 떡을 조리하는 방법이 특이한 떡볶이가 특히 인상깊었다. 맛도 굉장히 좋아 중국인에게 인기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약간의 현지화 과정을 꾸준히 거치면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31일에는 중국 장쑤성 렌윈강시 관윈현에서 이곳 지방정부 관계자, ㈜유리항바이오제약회사 장교려 대표 등 20여 명의 현지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중 K-Food, K-Beauty 교류상담회'가 열렸다.
관윈현 인사들은 우리 기업의 음식을 직접 맛보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 기업들 역시 중국 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동양종합식품 강상훈 대표는 "유리항바이오제약회사는 닭과 곤충 등에서 동물 성분을 추출하는데, 성분을 추출하고 남은 닭과 중국인이 선호하는 곤충 추출물을 우리 삼계탕 재료로 쓰면 중국에서 인기를 끌 것이다. 양사 협력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도 청신호
하반기에는 대구경북산 식품이 본격적으로 중국으로 진출한다. 중국 내 대'중'소규모의 다양한 슈퍼체인을 갖춘 아이마이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의 제품을 시범 판매한 뒤 10월 각 기업의 생산공장을 방문해 수출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또 자사가 11월 오픈하는 대규모 매장의 1개 층(1천㎡) 전체를 한국 식품'화장품 기업에 내주기로 했다. 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중소 식품업체들의 대중국 수출 판로가 확보된 셈이다. 아이마이는 화장품 기업 ㈜슈퍼네이처와도 연간 500만달러 규모의 뷰티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산둥성 소재 6개사 바이어들은 보현의 도시락김, 합천유통의 양파라면, 영풍의 떡볶이, 동양종합식품의 삼계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이달 말 한국에 방문해 생산공장을 실사한 후 수출입 계약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업체 '페이니아오'는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관' 웹페이지를 신설하기로 하고, 개척단 참가 기업 및 협회 회원사 제품을 온라인에서 역직구(온라인 수출) 판매하기로 했다.
협회는 또 중국 현지 바이어인 동한유한회사와 함께 중국 내수용 김치를 제조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자 국내 파트너사 추천을 의뢰받고 기업 섭외에 나섰다.
◆"민간주도 개척, 큰 성과"
협회는 올해 초부터 산둥성 르자오시 한인회(회장 안병수) 등의 도움을 받으며 중국 기업 및 현지 한인 기업들과의 친분을 다져왔다. 이번 개척단에는 ㈜모심푸드(대표 이수동), ㈜초록들(대표 정재호), 아나식품(대표 김성열), 동양종합식품(대표 강상훈), 농업회사법인㈜영풍(대표 조재곤), 합천유통㈜(대표 장문철), 주신산업(대표 이만조), ㈜보현(대표 임종구), ㈜미식주(대표 한정옥), 시루와방아(대표 장태자) 등 식품 제조기업들이 참가했다. 또 협업 기업'기관인 ㈜더스즈키코리아 한국영업소(소장 김동준, 포장설비), ㈜화남인더스트리(대표 석용찬, 플라스틱용기), 오성시스템㈜(대표 지성한, 포장설비), 디자인그룹 칸(대표 이시연, 제품디자인), ㈜신천보부산업단지(대표 나한수, 식품산업단지), 대구대학교 HACCP교육원(원장 전덕수 교수) 등과 화장품 제조'유통사인 대구한의대학교 학교기업 기린허브테크(대표 변창훈), ㈜슈퍼네이처 관계자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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