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하늘에 잦아진 연무 '자동차가 주범'

자동차 20년간 3배 이상 증가…여름철 대기 순환 정체도 원인

대구 하늘에 과거에 없던 연무(煙霧)가 잦아지고 있다. 여름철 풍속이 줄어 대기 순환이 정체되고, 자동차 등 오염물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기상지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여름철(6~8월)의 연무는 1980년대에 비해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6~8월 연무 일수는 1980년대(1981~1990년) 0.9일에서 1990년대(1991~2000년) 7.8일로 8.7배 증가했고, 2000년대(2001~2010년) 11.8일, 최근 6년(2011~2016년)간은 18.3일로 급증했다.

월별로는 6월이 1980년대 0.4일에서 최근 6년 사이 10일로 25배나 폭증했다. 2008년 이후에는 7, 8월의 연무 일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도시의 연무는 공장이나 주택 등에서 나온 연기나 매연,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지난달의 경우 연무가 관측된 11, 12일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각각 41㎍/㎥, 43㎍/㎥로 월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 달 평균 농도(27.6㎍/㎥)보다 1.5배나 높았다.

오염물질 배출원인 자동차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의 등록 자동차 수는 1992년 32만 대에서 2000년 69만 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대구시 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111만 대에 이른다.

연무가 관측된 날은 풍속이 낮은 점도 특징이다. 1981년 이후 여름철 연무가 가장 많았던 2010년(39일)의 경우 연무가 관측된 날 중 상당수가 그달 평균풍속에 못 미쳤다. 특히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6일 동안 연무가 이어질 동안 평균풍속은 1.4~1.8m/s에 그쳤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연무가 늘어난 건 풍속이 줄면서 공기 흐름이 정체되는 기상학적 요인과 함께 자동차 등 오염물질 배출원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여름철 비 내리는 날이 줄어드는 등 기후변화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무란?

습도가 낮을 때 대기 중에 연기와 먼지 등 미세한 입자가 떠 있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바람에 날린 먼지나 황사 등 천연의 먼지가 공기 중에 섞여 발생하지만, 도시에선 공장이나 주택 등에서 나온 연기나 매연,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이 주요 원인이다. 연무가 많이 끼면 시정이 나빠지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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