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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오일머니에서 컬처머니로

아라비아 반도 동쪽 끝 페르시아만에 맞닿아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신흥 아트 강국이다. 아부다비에서는 '사디얏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루브르 박물관 아부다비, 영국 대영박물관과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협력하에 자예드 내셔널 박물관, 미국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총감독을 맡은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 국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유명한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스에 의해 설계 추진된 퍼포밍 아트센터,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 의한 해양박물관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아트타운을 만들고 있다. 8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두바이에서도 두바이 현대미술관(DMOCA)과 오페라하우스가 건립 중이고 1년에 두 달씩 '두바이 아트시즌'을 개최한다.

아랍에미리트의 정식 명칭은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수도인 아부다비를 포함해 두바이, 샤르자, 라스 알 카이마, 아즈만, 움 알 카이와인, 푸자이라 등 7개의 나라로 이루어진 건국 40년이 갓 넘은 신흥연합국이다. 1853년부터 1971년까지 실질적으로 영국의 보호국하에 있었으며 1948년 처음 석유가 발견된 이후 대표적인 오일 강국이 되었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화석연료 감축, 전기차 상용화, 국제유가 하락세 등 탈석유 시대가 가속됨에 따라 10여 년 전부터 국가 장기개발계획으로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 '두바이 플랜 2021'하에 석유산업 이외의 산업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그 중 문화'관광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두바이의 문화예술거리 '알세르칼 애비뉴'와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의 갤러리 밀집 지역을 방문하였다. 알세르칼 애비뉴는 뉴욕의 브루클린, 런던의 쇼디치, 베이징의 798과 유사한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예술특구였다. 공장과 카센터가 있던 부지를 소유했던 알세르칼 가문이 2007년부터 예술지역으로 조성했는데 현재에는 초기보다 2배나 확장되어 두바이의 대표적 갤러리, 디자인 업체, 작가작업실, 판화 업체, 카페 등이 둥지를 틀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아닌 개인의 지원을 바탕으로 예술가와 단체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형성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DIFC는 중동의 대표적인 갤러리들의 밀집 지역이었다. 중동을 대표하는 아얌갤러리를 비롯해 중동의 예술 붐을 일찌감치 감지한 세계적 옥션회사 크리스티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두바이의 문화예술지역들에서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살살리 뮤지엄, 장폴나자르 파운데이션, 파잠 파운데이션 등 비영리문화기관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비교문화 연구를 위한 전시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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