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 속에서 대면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과거 임시정부를 화제로 양국 간 인연'우의를 강조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하늘색 셔츠에 남색 정장을 입은 박 대통령은 5일 항저우(杭州) 서호 국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시 주석과 다시 만났다.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두 정상은 이날 다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이 회담장에 입장하자 양복 정장 차림의 시 주석이 반갑게 박 대통령을 맞았다. 두 정상은 이어 살짝 웃는 표정으로 사진 촬영에도 임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박 대통령을 자리로 안내했으며 두 정상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인사말을 교환했다.
먼저 발언한 시 주석은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浙江)성에서 투쟁하셨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님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면서 항일투쟁 당시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백범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 항저우 인근 저장성 하이옌 방문 때 남긴 '음수사원(飮水思源) 한중우의'를 거론했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의 음수사원은 중국의 한국 독립운동 지원을 부각, 한국이 한중 관계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차원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 말미에 올바른 궤도에서 한중 관계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과거 임시정부 지원 언급에 대해 "그런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안보'경제적 도전에 효율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국가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공개로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중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북핵 불용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에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한 뒤 다른 정상이 거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순으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한중 정상은 사드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대립했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한 반면 시 주석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두 정상은 '한중 관계의 발전이 역사적 대세'라는 점에는 공감했다.
현지시간으로 8시 27분에 시작,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회담은 이날 오전 9시 13분에 종료됐다. 애초 예정됐던 30분보다 16분 더 늘어난 46분간 회담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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