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심상찮은 대구 기후환경 변화, 미리 대비해야

대구의 기후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기상지청이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발표한 대구의 날씨 관련 자료가 그렇다. 이는 지난 1980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에서 관측한 자료인 만큼 눈여겨봐야 한다. 대구의 기후환경의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이자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말하는 사전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기후환경의 뚜렷한 변화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대기 중에 연기와 먼지 등 미세한 입자가 떠 있어 뿌옇게 보이는 연무(煙霧)현상이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의 6~8월 연무는 18.3일로 1980년대 0.9일보다 20배 늘었다. 1990년대 7.8일과 2000년대 11.8일에서 늘고 있다. 6월 한 달 평균 연무일수도 1980년대 0.4일에서 2011년부터 올해까지는 10일로 25배 늘었다. 연무일수의 분명한 증가다.

다른 변화는 바람 실종이다. 대구의 6~8월 여름철 평균 풍속을 198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2011~2016년까지 비교한 결과다. 1980년대 여름철 평균 풍속은 3.04㎧에서 최근 6년 2.1㎧로 줄었다. 8월 평균 풍속은 1996년까지 최고 3.3㎧였으나 1997년부터 3㎧를 넘는 날이 아예 없다. 바람 실종은 대구 폭염일수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24.44일로 전국 최고인 대구 폭염일수는 2100년에는 지금보다 2~4배가 될 전망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두 현상의 원인은 인위적이고 서로 얽혀 있다. 연무현상은 대구의 자동차 급증, 공장 매연 배출과 관련 있다. 대구 자동차는 1992년 32만 대에서 지난해 111만 대로 늘었다. 바람 실종은 대구 도심 고층 건물의 무분별한 건축과 바람길 차단 영향으로 추정된다. 11층 넘는 고층 건물만 1990년 202개 동에서 지난해 4천521개로 불었다. 늘어난 매연과 사라진 바람은 서로 나쁘게 상승작용하는 셈이다.

두 현상의 결과는 부정적이다. 연무현상은 호흡기 질환 등으로 건강을 해친다. 만성적 폭염도 생활을 힘들게 한다. 심각성은 두 현상의 지속이다. 그냥 두면 대구 기후환경의 악화는 자명하다. 대비의 절실함을 뜻하는 예고다. 대구시와 환경 당국의 깨인 행정이 필요한 까닭이다. 자연의 변화는 느리지만 방치한 결과는 무섭고 예측할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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