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갱년기, 남성도 신경씁시다

여성과 달리 천천히 진행…변화 잘 못 느껴

진료 중인 하윤석 칠곡경북대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
진료 중인 하윤석 칠곡경북대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

작년 6,767명…4년 새 두 배 이상

호르몬 감소 대부분 50대 때 겪어

노화 촉진·저항력 감소 건강 해쳐

비만·당뇨 있으면 수치 확 떨어져

직장인 이모(57) 씨는 "요즘 들어 괜히 울적하거나 짜증이 나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고, 뱃살은 날이 갈수록 두툼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남성 건강이었다. 성욕이 크게 줄었고, 심지어 부부관계 중에 힘이 빠지는 날도 잦아졌다. 이 씨는 "단순히 회사일로 스트레스가 많은 탓이라 여겼는데,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남성도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의 폐경처럼 두드러지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는 탓에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갱년기에 접어들면 체력과 지구력이 떨어지고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며, 살이 찌고 뼈가 약해진다. 특히 성 기능이 저하돼 발기부전이나 성욕 저하 등의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남성 갱년기는 노화를 촉진하고 신체의 저항력을 떨어뜨려 남성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50대 전후로 남성 갱년기 나타나

남성 갱년기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남성 갱년기 환자 수는 지난 2011년 2천578명에서 지난해 6천767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40세 이후부터 줄기 시작해 70대는 30대의 절반, 80대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남성들 중 상당수가 50대를 전후해 갱년기 증상을 겪는 이유다.

보통 테스토스테론이 300~350ng/dl 미만으로 줄면 남성 갱년기에 접어든 것으로 의심한다. 성욕 감퇴와 함께 단단하게 발기가 되지 않고, 체력과 지구력, 민첩성이 떨어지며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키가 줄고, 업무 능력이 떨어지며 초저녁잠이 많아져도 마찬가지다.

남성 갱년기를 앞당기는 가장 큰 원인은 당뇨와 비만 등 만성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와 비만인의 절반 이상이 남성호르몬 수치가 크게 떨어진다. 특히 비만인 경우 말초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져 혈중 남성호르몬의 수치가 감소하게 된다. 고혈압 환자의 42%와 고지혈증 환자 중 40%도 남성호르몬이 감소한다.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환자 중 36%도 남성호르몬의 감소가 관찰된다.

◆생활습관 교정과 주사치료 도움

만약 당뇨가 있으면서 비만이라면 주기적으로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 갱년기 치료는 호르몬 보충과 함께 발기부전 등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을 병행한다. 호르몬을 보충하면 근력이 늘고 체지방 감소와 근육량 증가, 운동 능력 향상 등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나아진다. 무기력이나 피로감, 우울 등 정신적인 증상도 개선된다. 가장 대표적인 남성호르몬 제제는 '네비도'다. 다만 남성 갱년기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호르몬을 보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를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금연과 금주, 적절한 운동, 식이요법 등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만성질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등산이나 자전거, 조깅 등 유산소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도 필요하다.

하윤석 칠곡경북대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남성 갱년기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하윤석 칠곡경북대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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