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표준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살이 쪘건, 말랐건 사람들은 표준 체중을 향해 굶거나 먹거나 뛴다. 덕분에 오늘도 온갖 다이어트 정보가 넘쳐나고, 극적인 성공담은 동경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열망만큼 좌절의 강도도 세다. 먹고사는 게 바빠서, 식욕을 주체하지 못해서, 운동이 죽기보다 싫어서 등등 실패 사연도 제각각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연예인 식단은 도저히 따라할 엄두가 안 나고, 운동을 해보겠다며 헬스장에 들어서도 뭘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다이어트는 원래 내일부터 하는 거라며 자신을 위로하고, 러싱머신 위를 걸으며 TV만 멍하게 쳐다보다 돌아오는 이유다.
여기 두 남녀가 있다. 본지 사회부 장성현 기자와 이혜진 기자. 한 사람은 야근과 회식을 밥 먹듯이 하는 40대 초반 남성, 다른 사람은 20대 사회 초년생이다. 그 남자는 내려갈 줄 모르는 체중계 바늘이 걱정이고, 그 여자는 건강미 넘치는 몸매가 소원이다. 두 사람이 100일간의 도전을 결심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운동과 식단으로 그 남자는 건강을, 그 여자는 건강미를 되찾을 계획이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두다피트니스의 협조로 조(Joe) 킴 트레이너와 권준수 트레이너가 운동법과 식단 구성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3개월 후 그들의 몸과 건강은 어떻게 변화할까.
장소 협조 두다피트니스
운동 및 식단 도움 Joe Kim, 권준수 트레이너
◆이혜진 기자: '쭉쭉빵빵' 건강미인이 되고 싶은 20대 여자
#먹어도 잘 안 찌는 '마른 몸' 골격근육량·체지방 늘려라
#유산소운동·크로스트레이닝 병행 주 2회 이상 1시간씩 근력 운동
어린 시절, 마른 몸매가 정말 싫었다. 콤플렉스였다. 어른들이 "너는 엄마가 밥을 안 주니?"라고 할 때마다 괜히 엄마에게 미안했다. 친구들이 "내가 니 팔목은 부러뜨릴 수 있겠다"고 말하면 오기가 생겨 주먹을 쥐고 덤볐다.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반은 체질 탓이었고 반은 내 탓이었다. 외가 친지들이 워낙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 한창 자랄 때 입이 짧아 잘 먹지도 않았다.
20대가 되면서 마른 몸매는 '콤플렉스'에서 '자랑거리'로 바뀌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시대로 바뀐 덕분이다. 마른 몸매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시선을 즐겼다. 나는 그럭저럭 내 몸에 만족했고, 건강미는 시간 낭비라 여겼다. 허리가 가끔 아프긴 했지만 꾸준히 요가를 하며 건강도 챙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성분 분석과 체력 테스트를 하면서 생각이 싹 바뀌었다. 체성분 분석 결과를 본 선배가 딱 한마디를 했다. "넌 몸이 영양실조 상태구나." 체수분, 단백질, 무기질, 체지방 등 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가 모두 부족했고, 체중과 골격근량, 체지방량도 모두 표준 이하였다. 그나마 양호한 건 복부지방과 몸통·다리 근육량 정도였고, 근육 9.6㎏과 지방 4.9㎏ 등 14.5㎏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체력 테스트 결과도 엉망이었다. 평소 요가를 한 덕분에 유연성과 균형감각은 그나마 나았다. 발끝 너머로 손을 20㎝ 이상 뻗을 수 있었다. 눈을 감은 채 한쪽 다리를 들고 균형을 잡으며 반대쪽 다리로 버티는 것도 20초 가까이 해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근력이었다. 팔굽혀펴기는 단 하나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널브러졌다. 고등학생 때 1분에 40개 이상 해냈던 윗몸 일으키기는 반 토막이 났다. 나는 영양상태도 체력도 '저질'이었다. 겉보기만 멀쩡한 폐차였던 셈이다.
▶트레이너의 처방=이혜진 기자는 1주일에 2회 이상, 회당 1시간의 유산소운동과 크로스트레이닝을 병행한다. 근육량과 체지방량이 적으므로 골격근량을 올릴 수 있는 근력 운동 중심으로 몸을 만든다. 신체 균형이 틀어져 있고 자세가 바르지 않아 코어 운동도 함께 진행한다.
◆장성현 기자: 불룩 나온 배를 미치도록 넣고 싶은 40대 남자
#야식과 술자리로 '불은 몸' 주 4회 50분씩 운동으로 빼라
#15분간 런닝 머신으로 몸 풀고 서킷 트레이닝으로 체중 감량
10년 전쯤이었다. 체중계의 앞자리가 '7'로 바뀐 건. 비만은 남의 일이라 생각했던 그 남자에게 '70'은 충격적인 숫자였다. 불룩 튀어나온 배와 투실투실한 옆구리, 처지는 엉덩이를 보며 '이게 과연 내 몸인가' 싶었다.
몸이 변한 건 자업자득이었다. 매주 2, 3차례 이상 이어지는 술자리와 끊을 수 없는 야식의 유혹. 소파에 등을 붙이고 몇 시간씩 TV만 쳐다보는 생활습관, 3층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귀차니즘을 배겨낼 몸이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두툼한 뱃살과 처진 엉덩이가 친숙해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몸 여기저기에서 탈이 나기 시작했다. 속은 늘 더부룩했고, 술을 마시면 오후가 되도록 숙취가 가시지 않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이거, 이러다 요절하는 거 아냐?
"가장 최근에 혈압을 재보신 게 언제인가요?" 언제였더라. 가물가물했다. "당장 고혈압약을 드셔야겠는데요?" "네?" 혈액검사와 혈압검사 결과를 보던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검사 결과는 152/108mHg. 고혈압 기준인 140/90mHg을 훌쩍 넘는 수치다. 앞으로 한 달 이내로 혈압 수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 약을 먹어야 한다. 체성분 분석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적정 체중보다 13.8㎏ 많이 나갔고, 체지방률은 33.4%로 표준 최대보다 무려 13.4%포인트나 높았다.
체력 테스트 결과도 총체적 난국이다. 손가락과 발끝 사이가 그렇게 멀었는지 이번에 알았다. 허벅지 뒤편이 얼얼하도록 손끝을 내밀어도 발끝까진 5㎝가 모자란다. 평형성 평균 이하, 근지구력 부족. 심혈관지구력 매우 낮음. 체력과 건강 모두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트레이너의 처방=장성현 기자는 감량에 초점을 맞춘 운동 프로그램을 받았다. 주 4회에 50분씩 운동을 하게 된다. 15분간 러닝머신을 달려 몸을 가볍게 푼 뒤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서킷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서킷 트레이닝은 중간 강도의 각기 다른 운동을 빠르게 반복하며 효과를 높이는 운동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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