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할린 섬에 사는 한인 2세 마리나 옌초코브나(52) 씨가 경산시 와촌면 출신인 부친의 친척들을 찾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사할린 섬의 주도(主都)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에서 열린 '대구의 밤'(본지 30일 자 33면) 행사장을 방문해 애타는 사연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부친 배언철(1924~1990) 씨는 1943년쯤 사할린 섬 철도 공사 현장으로 강제징용됐다. 1946년 러시아인 아내를 만나 6남매를 두며 화목한 가정을 꾸렸지만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1990년 세상을 떠났다. 배 씨의 형제 6, 7명은 대구나 경산, 부산 등지에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 씨가 가족을 만나고 고국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리나 옌초코브나 씨는 "함께 사할린에 왔던 부친의 조카 배강윤 씨를 통해 1989년쯤 누나(당시 78세)와 연락이 닿았다. 당시 부친은 가족을 사할린에 남기고 귀국을 바랄 정도로 고향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만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 충격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듬해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마리나 옌초코브나 씨는 부친을 아는 누군가가 기사를 보고 꼭 연락해주기를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러시아인이지만 손자가 한국인을 너무 닮아 학교에서 오해받기도 했다. 그만큼 아버지의 고국은 나에게도 특별하다"면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고, 아버지에게서 어렸을 때 들었던 고향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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