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이' 박사학위 받은 권오웅 영덕군 산림과장

"더워지는 한국…50∼60년 내 송이 못볼 수도"

"송이 생장에 가장 중요한 건 기온입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도 50~60년 내 송이 구경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기후 요인이 송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최근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권오웅(55'사진) 영덕군 산림과장이 송이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송이 박사' 권 과장은 대안도 제시했다.

"기후 요인 중 최고'최저기온이 강수량'상대습도보다 송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여름철 최고 기온이 30℃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스프링클러 같은 관수 시설로 습도를 유지하고 기온을 낮춰줘야 합니다. 이 밖에도 밀도 조절, 하층식물 정리 등 송이 맞춤형 숲 가꾸기, 씨앗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송이 멸종을 막을 수 있습니다."

권 과장은 산림청 소속 공무원으로 일하다 지방직으로 전환해 공직생활 대부분을 산림 분야에서 일했다. 이 때문에 그의 산림과 부산물에 대한 식견은 영덕군 내외에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그는 10여 년 전부터 영덕에서 많이 나는 송이에 대한 경험과 관심을 연구로 승화했다.

"영덕은 81%가 산림이고 소나무 군락지가 많아 전국 송이버섯의 30% 이상을 생산합니다. 송이로 매년 100억원가량의 산림 소득을 창출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환경오염 등으로 송이 산지 위축이 점차 심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미래를 생각해보고 해결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권 과장은 논문에서 2000년 중반 이후 강원도 송이 생산이 급격히 줄고 있고, 영덕'울진'봉화'청송 정도가 마지막으로 남은 송이 생산지라고 밝혔다.

"조선시대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송이를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산지가 줄어들었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경기'충청'전남에서도 송이 수매 기록이 있습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송이 수매가 전혀 없습니다. 영덕을 중심으로 한 송이 생산지역도 현재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동안 송이균과 소나무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기후와 송이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밝힌 연구는 드물다. 그래서 권 과장의 논문은 앞으로 한반도 송이의 마지막 보루인 영덕을 지키는 데 귀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과장은 1980년 공직에 입문, 36년 공직생활 동안 영덕 창포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건립'삼성전자 영덕연수원 유치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기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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