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중 "남중국해 교두보" 라오스 잡기 경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라오스를 상대로 구애 경쟁에 나섰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동남아의 빈국 라오스가 이처럼 미'중 양국의 구애 대상으로 부각한 배경에는 라오스의 전략적인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의 '의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미'중 양국은 그동안 중립에 서 온 라오스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이 적극적인 친중 입장이지만 베트남'필리핀은 적어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과 갈등'대립을 불사해왔다.

아울러 중국은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도와 아프리카로 향할 노선에 라오스를 포함하고 '동행전략'을 펴고 있으며, 미국으로선 중국의 이런 확장 전략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라오스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형국이다.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6일 현지에서 1960, 70년대 미국-베트남 전쟁 시기 베트남 접경인 라오스에 대한 미 공군기의 폭격으로 인한 참상을 언급하면서, 불발탄 등의 제거를 위해 9천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불교 사찰을 방문했던가 하면 불교식으로 '합장' 인사를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제스처는 라오스 정부와 국민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으며, 미국은 앞으로 라오스와의 관계를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는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세안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한편 별도로 9일까지 머물면서 라오스 공식 방문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앞서 리 총리는 중국'아세안 회의에서 아세안에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아세안의 마음을 사는 데에도 주력했다.

리 총리는 전날 비엔티안에서 열린 중'아세안 정상회의 겸 양측 대화채널 출범 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양측이 25년간 신(信)과 의(義)를 근본으로 삼아 경제협력과 공동이익을 실현했다"며 '운명공동체'인 양측 간의 관계 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양측 간 학생 교류 30만 명 달성 목표를 제시하며 관광, 인적교류의 대폭 확대를 희망하면서 메콩강 유역국가 지원을 위한 협력기금 운용, 라오스 태국 등과의 철도 인프라 건설 가속화, 양측 간 투자무역 자유'편리화 조치 등을 약속했다.

SCMP는 리 총리가 일대일로 구상 추진을 바탕으로 라오스와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 등 경제적 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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