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성한 한가위 어디로…"차례 과일 낱개로 사요"

폭염 탓 과일·채소 값 급등…대량 구입 나눠먹기 실종…추석 예상 경비 37% 감소

"추석 차례상에 올릴 사과, 배를 세 개씩 딱 맞춰 사기로 했어요. 원래 박스째 사서 나눠 먹었는데 과일값이 워낙 올라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명절이나 제사 때 과일을 맡고 있는 막내며느리인 직장인 강모(38) 씨는 추석을 앞두고 고민이다. 지난달 '누진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아 예상 밖 지출을 한 데다 추석을 앞두고 과일'채소 비용이 폭등 중이어서다. 고민 끝에 부모님과 조카들의 용돈을 그대로 주는 대신 차례상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형제 집들도 마찬가지여서 이번 추석에는 '꼭 필요한' 차례 음식만 준비하기로 했다. 과일도 낱개로 사고 음식 재료도 상에 올릴 만큼만 사기로 했다. 지난 추석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강 씨는 "명절 분위기가 전처럼 안 날 것 같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과일과 음식 재료들은 추석 직전에 사야 하는데 물가가 더 오를까 무섭다"고 했다.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계속된 경기 불황에 직장인들의 지갑이 얼어붙었다. 8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천370명을 대상으로 추석 예상 경비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이 계획한 올해 추석 경비는 평균 40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33만6천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64만6천원보다는 37.6%나 감소한 수치다.

추석에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용돈으로 응답자의 62.3%가 이를 꼽았다. 평균 용돈 금액은 21만2천원으로 전체 예상 경비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었다. 이어 선물 구매(37.8%), 귀성'귀경 교통비(18.4%), 차례상 비용(14.7%) 등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 등의 영향으로 과일'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 추석 전 부당한 가격으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없도록 감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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