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국제 제재 비웃듯 '최대 위력' 10kt 핵실험

정권수립일에 5차 실험 강행, 길주군 풍계리 지진규모 5.0…UN대북제재 6개월만에 도발

북한은 9일
북한은 9일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리춘히 아나운서가 9일 오후 1시 30분(평양시간 오후 1시)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일 최대 위력의 5차 핵실험이라는 초강력 도발을 감행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오전 9시 30분(평양시간 오전 9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핵실험장에서 10㏏ 위력의 핵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있었던 4차례와 비교할 때 가장 강력한 규모다. 감지된 인공지진파의 규모는 5.0이다. (2, 3, 4, 9, 10면)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며, 4차 핵실험에 대해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2270호)가 채택된 지 6개월 만에 이뤄진 일이다. 이는 또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에도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온 북한이 또다시 초강경 도발을 한 것이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효성이 없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더 가혹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한의 핵 도발에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핵무장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과 관련한 주장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규모는 5.0으로 파악되며 위력은 10㏏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현재까지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의 위력은 6㏏이었다. 합동참모본부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9시 30분쯤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이 진행됐던 곳과 동일한 지역이다.

한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계속해 왔고 관련 동향을 봤을 때 단시일 내에 또 다른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국회에서 긴급하게 소집된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의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핵실험 4시간 뒤인 이날 오후 1시 30분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 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조선중앙TV 등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성명은 이번에 폭발 시험된 핵탄두에 대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 핵무기연구소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부핵시험장에서 새로 연구제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공식 발표 1시간 전 '특별 중대보도'를 예고했던 지난 1월 6일 제4차 핵실험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규 방송을 갑자기 중단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날 핵실험에 앞서 지금까지 지난 2006년 10월 9일,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올해 1월 6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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