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 가실성당 개통식…조환길 대주교 등 1천여명 참석

천주교 박해 때 걸었던 순례길 '한티가는길' 열리다

칠곡 왜관 가실성당에서 동명 한티순교성지까지 이어지는
칠곡 왜관 가실성당에서 동명 한티순교성지까지 이어지는 '한티가는길' 개통식이 10일 오전 가실성당에서 열렸다. 순례길 진입로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한티가는길' 개통식이 10일 오전 칠곡 가실성당에서 열렸다. 한티가는길은 19세기 초 천주교 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걸었던 길을 모티브로 한 도보 순례길이다. 칠곡군 내 가실성당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이어지는 총거리 45.6㎞의 길이다.

개통식에는 1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천주교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김관용 경상북도 도지사,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 이완영 국회의원, 백선기 칠곡군수 등 내빈, 칠곡 및 인근 지역 성당의 성직자와 신자, 주민, 여행객 등이 오전 일찍부터 가실성당 앞마당에 모여 한티가는길 개통을 축하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한티가는길은 천주교대구대교구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길이다. 최초의 대구 본당이 자리 잡았던 신나무골이 코스 안에 있다. 또 출발지인 가실성당은 대구대교구내에 지어진 두 번째 성당이다. 도착지인 한티성지도 천주교대구대교구는 물론 우리나라 천주교 박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며 한티가는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조 대주교는 "칠곡은 '호국평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한티가는길을 걸으며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 개인적 힐링, 신앙 되새김 등 평화 체험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평화를 주제로 하는 한티가는길이 여행객들에게 아름다운 길로 여겨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20리에 이르는 한티가는길 조성에 힘써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길을 더욱 보완해 한티가는길을 세계적인 순례길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과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순례길로 만들겠다"고 했고, 백선기 칠곡군수는 "한티가는길을 통해 한국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들이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로운 걷기 명소 탄생에 특히 반가움을 나타낸 것은 등산과 자전거타기 동호인들이었다. 김재수(49'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지역에 새로운 트레킹 코스가 만들어졌다고 해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아침 일찍 대구에서 왔다. 조만간 가족과 함께 또 오겠다"고 말했다.

가실성당 앞마당에서 개통식 행사가 진행된 뒤 1㎞ 정도 떨어진 한티가는길 숲길 입구에서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표지석 제막식도 열렸다. '그대 어디로 가는가'라고 적힌 표지석은 제막식이 끝난 직후 한티가는길 여행객들의 첫 포토존이 됐다.

한티가는길은 5개 구간이 차례로 이어진다. 돌아보는길(10.5㎞, 4시간 30분 소요)~비우는길(9.5㎞, 4시간)~뉘우치는길(9㎞, 4시간)~용서의길(8.5㎞, 4시간)~사랑의길(8.1㎞, 3시간 30분) 순이다. 한티가는길 조성에는 27억원이 투입됐으며 2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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