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사람은 홍삼 대신 도라지, 받는 사람은 5만원 미만 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 추석 선물을 주고받는 분위기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명절을 맞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 중에는 김영란법을 의식해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한우 선물세트 대신 과일이나 공산품 선물세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해마다 지인으로부터 홍삼선물세트를 선물로 받았던 직장인 이모 씨는 올 추석에는 같은 사람에게서 도라지 건강식품을 받았다. 이 씨는 "건강식품을 선물하고 싶기는 한데 김영란법이 신경쓰여 5만원대가 훌쩍 넘어가는 홍삼 대신 도라지를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추석선물 택배를 대신 받아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들도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선물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명절 선물 택배는 대부분 포장에 제품이 무엇인지 나타나 있는데 올해는 확실히 식용유, 샴푸 등 공산품류가 많다. 한우 같은 고가 선물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선물을 거절하거나 가격대를 확인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선물을 주려니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하는 사람이 두 사람 있었다"며 "우스갯소리로 '5만원 미만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추석선물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측과 달리 추석 택배 물량은 급증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추석 선물 물량이 본격적으로 몰린 지난 1일부터 8일 사이 전국 우체국에 접수된 배송물량은 976만 상자, 5일 하루에만 195만 상자가 접수돼 우체국 택배 사상 하루 물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추석 배송 물량 하루치 최고기록인 183만 상자보다 6.46%가량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선물 주문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오히려 법 시행 전 마지막 명절이라 성의 표시가 더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저가상품으로 쪼개기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아 택배물량은 오히려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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