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 지하자금 양성화" 31억 사기친 일당 최고 징역 6년

전직 대통령의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사업에 투자하라고 지인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모(64) 씨와 김모(56) 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함께 불구속 기소됐던 또 다른 김모(78) 씨는 징역 2년 6개월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곽 씨와 김 씨는 각각 자신을 '국가보좌관' '피터김 팀장'으로 소개하며 피해자 2명으로부터 31억4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불구속 기소된 김 씨는 지하자금이 보관된 군부대 창고를 관리하는 장군 행세를 했다.

이들은 주변에 '지하자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사업을 하는데, 투자 자격을 얻으려면 국가보좌관의 면접을 거쳐야 한다'고 소문 내 지인으로부터 피해자 A씨를 소개받았다.

곽 씨 등은 2012년 7월 A씨에게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및 금융실명제 도입으로 묶여 있는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데 투자하면 그 지하자금의 4∼6%를 이익으로 배당해 주겠다"고 속였다.

사업이 비밀리에 이뤄져야 한다는 말에 속은 A씨는 한 달 동안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호텔에 투숙하며 '투자자 적격 심사'를 받은 끝에 수표로 6억4천만원을 건넸다. 곽 씨 등은 같은 해 10월 리조트사업을 하는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같은 수법으로 속여 25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곽씨 등이 지하자금 양성화라는 허황된 사업을 빌미로 거액의 자금을 받아내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 금액도 30억원대로 크다"며 실형을 선택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들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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