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 우는 소리인 줄 알았습니다. 지진 바로 직전에 으르릉 으르릉 우는소리가 서너 차례 들린 후 큰 폭발음과 함께 지축이 맹렬히 흔들렸습니다."
12알 오후 7시 44분쯤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자 진앙인 경주 내남면 부지리에는 천둥과 같은 소리와 함께 집이 무너져 내릴듯한 흔들림이 이어졌다.
경주 남서쪽 8㎞ 지점 정확히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다. 부지리 내남면새마을금고 최인호(71) 이사장은 지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최 이사장에 따르면 지진이 나자 부지리 주민 70여 명은 긴급히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이어지는 여진과 짐승이 울부짖는 듯 계속되는 으르릉거림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어 땅이 울리는 듯한 여진이 20여 차례 이어지고 또다시 하늘이 무너지듯 한 규모 5.8의 강진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마을회관 마당으로 또다시 피신을 해야 했다.
최 이사장은 "대다수 주민들이 노인이어서 지진 당시 극도의 공포심에 떨어야 했다"며 "수십 년 동안 이 마을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인데, 저도 그렇고 노인들도 그렇고 이런 지진을 겪어 보지 못했다"고 했다.
부지리 주민들은 두 차례 큰 지진 이후에도 으르릉거리는 여진이 계속되자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대기하며 지진이 잦아들 때까지 발만 동동 굴렀다.
박주식 경주 내남면장은 "지붕이 일부 무너지고 천장이 내려앉은 피해도 있다. 아직 밤이어서 자세한 피해상황을 알 수 없지만 날이 밝는 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며 "우선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안전할 때까지 대피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의 가장 큰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는 지진이 일어나자 이날 추석을 준비하던 시민과 상인 1천여 명이 길거리로 몰려나와 불안에 떨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경주에 오래 살았지만 이런 지진은 처음 경험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시민은 "김정은이 핵폭탄을 터뜨린 줄 알았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이어 크고 작은 여진이 20여 차례 계속되자 시민들은 집 밖으로 나와 지진이 잦아들기만 기다렸다.
중앙시장에는 대목장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상품과 유리가 깨져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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