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견 대표 "어르신들을 위한 극장"
관람료 2000원…하루 300~400명 몰려
2년 전인 2014년 8월, 중구 포정동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관이 처음 문을 연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걱정부터 했다. 과연 구매력이 낮은 노인들을 상대로 한 영화관이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멀티플렉스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현재 이 영화관은 하루에 300~400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건물 1·2층에 모두 138석의 객석이 있는데, 하루 4회 상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회 영화관은 관람객들로 북적거리는 셈이다.
지난 2일 찾은 영화관에는 '하오의 연정'이 한창 상영 중이었다. 객석 대부분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차지했다. 이들은 1957년 작인 '하오의 연정'을 통해 한창 전성기 시절의 물이 오른 오드리 헵번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이 영화관을 만든 사람은 조미견(46·여) 씨. 그는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평범한 40대의 삶을 살다가 실버산업에 대한 궁금증에 파묻힌 뒤 실버영화관에 뛰어들었다.
이곳의 관람료는 단돈 2천원. 55세 이상이면 365일 연중무휴 이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55세 이하는 7천원, 초·중·고교생은 5천원을 받는다. 단 55세 이상인 어르신과 동반하면 모두 2천원의 관람료만 내면 된다.
조 대표는 "이 영화관의 주고객층은 70대"라고 했다. 1950, 60년대 영화가 주축인지라, 당시 한창 젊은 시절을 통과하고 있던 지금의 70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운 옛 추억의 선물인 셈. "많은 어르신들이 고마워하세요. 옛날 젊을 때의 추억을 영화를 통해서 느끼시는 것 같아요. 영화가 끝났는데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레이스실버영화관이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된 데는 극장의 위치도 한몫한다.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경상감영공원과 걸어서 1, 2분 거리에다 인근 교동시장까지 포함해 어르신들이 많이 다니는 한가운데에 위치한 것.
조 대표는 "조만간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된다"며 "노인들이 많이 늘어날 텐데, 이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상영 시작은 오전 10시 30분, 낮시간만 상영하고 밤에는 문을 닫는다. 문의 053)431-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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