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집안 어른들의 역할
세대차이 난다고 뒷방에 있지 말고
함께 송편도 먹고 놀이 즐기다보면
온 가족이 하나가 되는 시간 보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즈음 추석 풍경은 예전만 못하다. 오죽했으면 어린아이와 노인들만 좋아하는 날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형편.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서 20~50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고 싶다'는 응답이 38%에 그쳐, '가고 싶지 않다'는 응답(69%)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명절에 고향에 가기 싫은 이유 중 '집안 어른들이 듣기 싫은 말을 많이 해 스트레스'라는 응답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들이 듣기 싫은 말로 꼽은 것은 '연봉은 얼마나 되니?' '돈을 얼마나 모았니?' '결혼은 언제 하려고?' '그러다 아이는 언제 가질 거니?' '아직도 그 회사 다니니? 이직은 안 할 거니?' '너 아직도 승진 못했니?' '집은 언제 사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은 있니?' 등이었다.
그래서 명절엔 집안 어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윤욱(81) 관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어른들의 마음가짐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전처럼 전통'체통만 내세우면서 가부장적인 명절 분위기를 고집해서는 '명절증후군'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윤 관장의 집에서는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하는 놀이를 명절 때마다 즐긴다고 했다. 그는 "원래 추석에 많이 하는 세시놀이가 있지만 신문지를 접어 만든 딱지치기, 제기차기 등도 좋고 무엇보다 가족 대항 윷놀이만 한 것이 없다"면서 "다 함께 모여앉아 음식도 먹으면서 놀이를 즐기다 보면 금세 온 가족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노래방에서 온 가족이 어울리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했다.
윤 관장은 특히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이면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 나서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세대 차이 난다고 일찌감치 뒷방으로 물러나 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대신 손자·손녀들에게 명절의 유래나 우리 가족이 살아온 이야기 등을 들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구향교 김필규(84) 전교는 명절이 다가오면 빳빳한 새 지폐를 준비한다. 명절에 내려오는 며느리와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서다. "많지는 않아도 할아버지, 시아버지에게 받는 용돈은 가족의 화합에 큰 힘을 발휘합니다. 또 며느리들에게는 우리 집으로 시집와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요."
김 전교는 이번 추석에도 차례를 지낸 뒤 온 가족이 함께 성묘 나들이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온 가족이 성묘를 하고, 밖에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면서 "물론 성묘가 끝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헤어진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노인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