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시간 동안 목소리 높인 야당은 만족

'사드 배치·우병우 거취' 합의점 못 찾았지만…

'의견 합의는 없었지만 소통에 큰 의미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 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의 일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의견 일치는 보지 못했지만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친 박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야당의 목소리를 들은 것 자체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 두 야당 간 의견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회동은 밝은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추 대표, 박 위원장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 차례로 입장했고 박 대통령은 웃는 얼굴로 "어서 오세요"라고 맞이했다.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서로 덕담을 건네며 회동 성사의 공을 상대에게 돌렸다. 박 대통령은 추 대표에게 "야당을 이끌어갈 동반자로서 기대한다"고 했고, 추 대표는 "(해외 순방으로) 아주 힘들 텐데 흔쾌히 회담 제의를 수용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 추석 선물에 대한 답례품으로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든 USB를 전달했다. 또 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 "우리 위원장님은 오늘(12일) 아침에 미국에 가실 예정이었다고 들었는데 시간을 연기하면서까지 와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국정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회담 직후 연 국회 언론 브리핑에서 "안보 이야기가 제일 많았다. 북핵에 대해서 참석자 모두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규탄한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선 국민의당은 반대, 더민주는 반대 성향의 이유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야당 지도자 두 분에게 말할 기회를 많이 드리려고 자제했다"며 이날 회동이 야당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음을 강조했다.

두 야당은 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소통 자체에는 의미를 뒀다. 추 대표는 회담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많이 둘러싸여서 민생 문제의 위기감, 절박함에 대한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추 대표가 민생경제 회담을 제의한 뒤 6일 만에 박 대통령이 회동에 응한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께서도 하실 말씀을 하셨고 두 야당 대표도 드릴 말씀을 드렸기에 소통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며 "그런 의미에서 합의는 없었지만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