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비슷함은 인연의 끈이 되어… "평범한 부모가 되고 싶어요"

KBS1 '동행' 17일 오후 6시 15분

가출 청소년들이 있었다. 그들의 '첫 만남'은 어색했지만, 이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매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지내면서 과거의 아픔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을 낳으면서 둘은 '아이가 아이를 낳았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아내 승희 씨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생계도 어려워졌다. 지금은 모자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 1층 방에서 지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곳에서도 나가야 한다.

얼마 전 이들 부부는 둘째 희찬이를 낳았다. 벌써 아이가 둘이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집이 아닌 곳에서 지내고 있지만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과 같이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을 뿐이다.

민제 씨는 남들과는 다른 성장과정을 겪어 왔다. 아버지의 계속되는 주폭에 견뎌낼 수 없었던 민제 씨는 청소년 쉼터를 전전했다.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몸의 상처는 숨겨질 수 있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숨겨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이 마지막이었고, 그동안 많은 일들을 해왔지만 하나같이 오래가진 못했다. 그런 가운데 승희 씨를 만났다. 나를 이해해 줄 수 있고,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다.

남들보다 빨리 결혼하고, 또 연년생 아이가 둘인 그들에게 사회가 보내는 시선은 달갑지 않다. 민제 씨가 일할 때마다 자기소개를 하는 것은 익숙해졌지만, 아내 승희 씨만큼은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 무럭무럭 크고 있는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부부는 서로의 상처 때문에 만나게 되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런 것을 더 이상 물려주고 싶지 않다.

지금 민제 씨와 승희 씨는 돈을 모으고 있다. 모자원에서 언제까지나 있을 수는 없기에, 착실하게 돈을 벌어 아이들과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부부는 부모가 되기 위해 연습 중이다. 아이들이 먼 훗날 커서 자신들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그들은 자랑스러운 부모로 기억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누구에게든 우리 아빠, 엄마라고 말할 수 있는 평범한 부모가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KBS1 TV '동행-가족의 탄생' 편은 17일 오후 6시 1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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