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패블릿폰 갤럭시노트7의 폭발 이슈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협력업체인 삼성SDI가 잘못 만든 배터리를 납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부터 배터리의 용량, 수명뿐만 아니라 그 종류와 특성 역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대다수 스마트폰에는 2차 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가 쓰인다.
2차 전지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1차 전지와 달리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가며 여러 번 충전해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일컫는다. 납축 배터리, 니켈카드뮴 배터리, 니켈수소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폴리머 배터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밀도 높지만 발화 우려 있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리튬이온 배터리는 1912년에 개발됐으며 1991년 소니가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기술을 인수한 이후 널리 쓰여 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두 전극 사이에 액체 형태의 유기 용매 전해액이 들어 있으며 방전 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고, 충전 시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제자리로 돌아가는 식이다. 에너지 밀도와 전압이 높으며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기억 효과'(사용 도중에 충전할 경우 이때 충전한 용량만큼을 총용량으로 기억하는 특징)가 없다.
아울러 사용하지 않을 때 자가방전이 드물게 일어나고 가격이 저렴해 휴대용 전자기기에 많이 쓰인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음'양극과 전해질에 어떤 물질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전압과 수명, 용량, 안전성 등이 크게 바뀔 수 있다. 또 설계 오류 및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폭발의 위험성이 비교적 큰 편이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을 응용한 제작으로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 2일 발표에 따르면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는 셀 내부의 분리막을 너무 얇게 설계한 것이 배터리의 발화'폭발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배터리 공급사 중 한 곳이 무게를 줄이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자 분리막을 얇게 설계한 탓에 내구성이 버티지 못하고 파손돼 발화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누액'폭발 위험 줄였지만 비싼 것이 흠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폴리머(중합체'고분자)를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다. 기존 이차 배터리의 누액 가능성과 폭발 위험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1970년대에 개발됐다.
액상 전해액이 들어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폴리에틸렌 글리콜(화장품의 크림 등에 쓰임)이나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비닐, 피복 등에 쓰임)에 전기분해액을 포함해 젤 타입으로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전해질이 준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용액이 새어나오거나 발화할 가능성이 낮다. 그 덕분에 덜 견고한 재질의 껍데기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제조할 수 있고 무게 역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전도도와 안전성이 높고 기억 효과도 거의 없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생산이 어렵고 가격도 꽤 비싼 탓에 전자기기의 원가를 높이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종이처럼 얇게 만드는 것도 가능해 태블릿, 울트라북 등 얇은 전자제품에 주로 쓰인다. 애플 아이폰과 노트북 맥북 시리즈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리튬 계열 배터리는 모두 폭발 위험 내재, 안전성 높이고 신뢰회복해야
리튬이온 배터리가 무조건 안 좋고,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매우 안전하다고 알려진 리튬폴리머배터리 역시 셀이 볼록하게 부풀어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스웰링 현상은 전자기기의 케이스 들뜸 현상이나 메인보드 휨 현상, 화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사고 위험을 막고자 전 세계에서는 '폭발하지 않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최근 도쿄대가 발견한 전도성 액체 '하이드레이트 멜트'(Hydrate Melt)는 물과 리튬염 2종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높은 리튬이온 수송 특성과 높은 전압 저항을 지녔는데, 3V 이상의 높은 전압에도 쉽게 분해되지 않아 배터리의 폭발 위험을 줄여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이번 리콜 사태는 '소니 배터리 리콜 사건'을 능가하는 역대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990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세계 선두로 우뚝 섰던 소니는 2006년 노트북 배터리 폭발 결함으로 전 세계 IT기업에 납품된 960만 개의 제품을 리콜하면서 세계 4위권으로 추락하는 타격을 입었다. 소니는 현재 삼성 SDS, LG화학, 산요를 인수한 파나소닉에 선두 자리를 내줬으며 기존의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역시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전성 강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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