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지진이 추석 밑에 일어나면서 명절 준비로 여념이 없던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12일 공포의 밤을 보낸 데 이어 귀향길에 나서야 하는 13일에도 충격을 떨쳐내지 못했다.
특히 진앙지인 경주는 명절 분위기가 완전히 실종된 것은 물론 경주 시민들은 13일 날이 밝고도 지진에 대한 이야기로 몸서리를 쳤다.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지진으로 13일 경주 최대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은 대목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대목장을 보기 위해 장꾼들과 상인들로 붐볐던 모습과는 대조를 이뤘다.
차례용품이 가득 찬 어물전과 건어물상은 물론 떡집과 과일전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정동식 경북재래시장 상인연합회장은 "명절을 이틀 앞둔 이때가 최고 대목장인데 지진으로 놀란 시민들이 시장에 나오질 않는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어서 상인들은 1년 농사나 다름없는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차례용품을 취급하는 상인 김상수(60) 씨는 "전날 2차례의 큰 지진이 있은 뒤 200여 차례의 여진이 일어나 공포심을 느낀 주민들이 바깥나들이를 삼가고 있다"며 "문은 열어 두었지만 어제까지 붐비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없다. 지진으로 이번 대목은 최악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과일점을 운영하는 김신남 씨는 "추석 대목을 보기 위해 과일을 평소보다 3배 정도 더 들여놓았는데, 지진으로 대목 경기가 싸늘히 식었다. 대목에 과일들을 팔지 못하면 손해가 막심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상당수 상인들은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여 지진의 공포가 심각했음을 보여줬다.
대구지역 경우 12일 저녁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집 대신 식당과 술집에 손님들이 몰렸고, 도로에는 차량이 평소보다 더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전례 없는 강력한 지진으로 고층 아파트와 주택이 일시적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놀란 시민들이 위험을 피해 집 밖으로 몰려나온 것.
일부 시민들은 지진이 끝났지만 여진 발생을 우려해 자정을 넘은 시간까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집 대신 밖으로 나가거나 가족 단위로 승용차를 타고 도심을 배회하는 모습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시민 강모(44) 씨는 "지진으로 집이 흔들려 밖으로 나온 뒤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어 이웃 주민들과 동네 치킨집에 가서 맥주를 함께 마셨다"며 "집이 더 위험할 것 같아 주민들과 함께 집 밖에 있었다"고 했다,
류모(38'여) 씨는 "지진이 난 뒤 아이들이 밖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에 태워 도심 드라이브를 했다"며 "너무 놀라 차를 운전하면서도 지진이 또다시 발생할까 두려웠다"고 했다.
한 식당 주인(52'여)은 "지진이 나서 손님들이 크게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늦은 시간 손님이 더 많이 왔다"며 "예약을 한 손님들도 지진으로 다소 늦게 왔지만 밤늦게까지 지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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