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醫窓] 명절증후군 '배려와 자제'로 극복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모든 이에게 따뜻하고 풍성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뉴스에는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어 순위에는 '가짜 깁스'가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짜 깁스로 다친 것처럼 위장해 고된 명절 노동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찾아본 모양이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더 이상 덕담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명절에 차례 준비와 손님 접대로 바쁜 며느리들은 명절증후군의 대표적인 위험군이다. 이들은 보통 머리나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되고,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으며 온몸에 힘이 없는 등 뭐라고 꼭 집어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신체 증상들을 호소한다. 명절 직후에도 심한 몸살이 오거나 요통, 두통, 복통 등을 많이 겪는다. 심한 경우에는 하혈을 하거나 얼굴과 손발 등의 감각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남편들 역시 마찬가지로 명절이 다가오면 마음이 영 편치 못하다. 명절이면 극도로 날카로워지는 아내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다. 명절을 지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내와 냉전 상태가 며칠씩 가는 경우도 많다.

명절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휴식이 제일이다. 하루 종일 쪼그려 앉은 자세로 일하다 보면 허리가 아프기 쉽다. 틈틈이 허리를 쭉 펴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음식 준비를 하면서 흥미 있는 주제로 실컷 수다를 떨거나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명절 때마다 과도한 가사일에 시달리는 여성들에 대한 가족들의 이해와 배려이다.

과도한 가사일과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증후군 외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들도 명절증후군을 앓는다. 명절이 지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평소에 잘 조절하던 혈압과 혈당이 치솟아 당혹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과도한 음주는 자제하고 평소와 같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배려와 자제는 명절증후군을 극복하고 모두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한 키워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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