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잊혔던 감염병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콜레라와 C형 간염이다.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해 수산업계를 수렁으로 밀어 넣었고,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C형 간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이 일으키는 소화기 질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설사다. 콜레라에 감염되면 불과 하루 사이에 무려 10~20ℓ를 쏟아낸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극도의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C형 간염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C형 간염 감염자는 1억6천만 명(2014년 기준)으로 추산되고, 감염자 중 50만 명이 매년 간질환으로 사망한다. 이들 중에는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지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콜레라 15년 만에 다시 등장
강·바다 인접지 수온 높을 때 증식…감염되면 쌀뜨물 같은 심한 설사
콜레라는 지난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162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 사라졌던 감염성 질환이다. 올해 발생한 콜레라 환자는 거제 앞바다 일부 해역이 콜레라균에 오염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바닷물에 왜 콜레라균이 섞였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콜레라의 잠복기는 6시간에서 5일까지이며 보통 2, 3일이다. 콜레라에 감염되면 복통 없이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를 하게 된다. 열은 없지만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고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 경련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콜레라에 감염된 환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겪지 않는다.
콜레라의 전파경로는 다양하다. 저개발국가에서는 허술한 상'하수도 시설이 감염의 원인이 된다.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 수로나 지하수, 식수 등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환자 또는 보균자의 대변이나 구토물과 직접 접촉했을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어패류 등의 해산물이 주요 매개체로 지목된다.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감염될 수 있는 탓이다. 오염된 손으로 조리하거나 식사할 때 감염되기도 한다. 콜레라균은 염분을 좋아하기 때문에 강과 바다가 인접한 지역에서 수온이 높을 때 잘 증식한다.
#치료와 예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히 해야…어패류 먹고 열 없이 설사하면 의심
콜레라는 수액이나 전해질, 염기를 보충해 전해질 불균형을 해소하면 대부분 쉽게 증상이 호전된다. 환자는 설사 증상이 없어져도 48시간까지 격리 치료해야 하고, 접촉자도 격리하여 발병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콜레라균은 위산에 약하기 때문에 위를 거쳐 소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위산에 의해 대부분 사멸된다. 따라서 콜레라가 발병하기 위해서는 최소 1억 개 이상의 균에 감염되어야 한다. 위산 분비에 문제가 없는 정상 면역을 지닌 사람의 경우는 100~1천억 개 이상의 콜레라균이 한꺼번에 들어와도 대부분 설사 증상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위산 분비가 잘 안 되는 사람은 콜레라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위 절제술을 받았거나 위궤양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강력한 제산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콜레라균이 생존할 확률이 높아진다. 콜레라를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가급적 익혀 먹고 손을 잘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콜레라는 대부분 어패류 섭취 후 1, 2일 내에 설사가 나고 가끔 구토 증상이 생긴다. 따라서 어패류 섭취 후 1, 2일 후에 열 없이 심한 설사가 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C형 간염 환자 국내 30만명 추산
증상 없다가 간경변·간암으로 진행…정맥 주사·수혈·투석 등으로 전염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면역반응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의 C형 간염 환자는 3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C형 간염에 걸리면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나 피로감,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과 식욕 저하, 어두운 소변, 복통, 구역, 구토, 관절통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잠복기는 2주~6개월이며 평균적으로 6, 7주 정도다. 그러나 증상을 실제로 느끼는 환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돼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C형 간염 항체 보유자의 C형 간염 인지율은 35%로 B형 간염(7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C형 간염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간암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C형 간염은 주로 감염자의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모유 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 일상 접촉을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적 접촉이나 수혈, 혈액투석, 허가받지 않은 침시술, 비위생적인 문신, 정맥주사 약물 남용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특히 병원에서 오염된 주사기나 의료기기를 재사용할 경우에는 다수로 퍼질 수 있다.
# 치료와 예방
예방백신 없고 치료약은 가격 비싸…문신'피어싱할 땐 소독된 도구 써야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켜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
치료약은 있다. 최근에 개발된 신약은 치료율은 90% 이상이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C형 간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특히 체액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사기는 반드시 일회용을 사용해야 하며 성적 접촉 시에는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침을 맞거나 문신과 피어싱을 할 때에도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고, 면도기나 칫솔, 손톱깎이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물건은 공유해서는 안 된다. C형 간염에 감염되었거나 감염이 의심된다면 6~12개월 주기로 간기능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병'의원에서 C형 간염이 확산됐다고 의료행위에 대해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 주사에 많이 노출됐다고 해서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후 버리고, 주사약을 정량을 사용하는 등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았다면 특별히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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