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혜진 기자의 몸 다이어리] '살살' 운동하며 살 찌우기… 건강식단 7끼로 1.5㎏

호밀빵·계란흰자로 영양 보충…무릎 약해 누워서 하는 운동 진행

이혜진 기자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스쿼트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이혜진 기자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스쿼트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그 가방에는 대체 뭐가 들었습니까?"

오늘만 벌써 5번째다. 한 손에 든 도시락 가방을 본 사람들이 자꾸 묻는다. 나는 호밀빵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앓는 소리를 했다. "하루종일 먹을 7끼가 들어 있어요." 남들은 살을 못 빼 안달인데 살 찌우기를 하니 부럽다는 성화가 쏟아진다. "맛있는 음식 마음껏 먹으면 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따라왔다. 아니다. 나는 살을 찌우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러니 건강한(=맛없는) 음식을 많이 먹으며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 결국 먹는 양을 빼면 살 빼려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

신체 상태 점검에서 영양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기에 식단을 지키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 허기가 지지 않도록 2시간마다 부지런히 먹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퍽퍽한 고구마를 씹었다. 길을 걸으며 계란 흰자를, 버스에 앉아서 호밀빵을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마셨다. 그 결과, 1주일 만에 딱 체지방만 1.5㎏이 늘었다. 28년 평생 몸무게 중 최고치를 찍은 셈이다.

운동은 걱정만큼 힘들지 않았다. 다만 운동을 하고 나면 다음 날 근육통을 앓았다. 근육통은 근육이 자라나는 신호다. 1주일에 두 차례 운동수업을 받았고 배운 대로 집에서 틈틈이 운동했다. 운동 전 스트레칭과 걷기 등 가벼운 워밍업은 필수. 운동을 시작한 첫 주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 위주로 진행했다. 플랭크(코어운동)로 시작해 워크아웃, 스쿼트, 클램쉘로 마무리. 플랭크는 엎드린 자세에서 팔을 구부려 지탱한 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직선으로 만들어 버티는 자세다. 스쿼트는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서기를 반복한다. 워크아웃은 허리를 접은 채로 서서 양손으로 땅을 짚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돌아오는 동작. 모든 동작은 10회 한 세트씩 4회 이상 반복했고 운동을 끝내는 데 1시간 남짓 걸렸다.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할머니'. 스쿼트 등 하체운동을 하면 무릎이 너무 아파 중도에 포기한 탓이었다. 권준수 두다피트니스 트레이너는 서서 하는 운동 대신 누워서 하는 운동을 권유했다. 권 트레이너는 "본인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혜진 씨처럼 무릎이 약한 사람은 무릎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살을 찌운다는 게 난센스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살을 찌워야 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몸매'. 살이 없으면 몸매에 굴곡이 없다. 둘째, '체력'. 너무 마르면 체력이 무지 달린다. 셋째, '건강'. 살이 없으면 늙어서 골병든다. 특히 골다공증. 이런데도 내가 대세를 거스르고 있다고? 모르시는 말씀이다.

장소협조 두다피트니스

운동 및 식단 권준수 트레이너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