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대 첫 국감 '20일 전투'…창과 방패 맞붙을 격전지는

오는 26일 시작되는 제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정국의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 15일까지 20일 동안 치러지는 '국감 전투'는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도 지니고 있다. 미리 기선을 제압하고 의제를 선점하는데 각 당이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국감이 열리는 16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여야가 화력을 집중할 최대 격전지는 운영위원회와 국방위원회다.

운영위는 증인 출석부터 기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다. 기관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실제 출석여부가 관심사다.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 국감은 다음달 21일이다. 우 수석이 이때 출석할 경우 각종 의혹과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우 수석이 '관례'를 들어 출석하지 않으면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진석 운영위원장이 "불출석을 양해하기 어렵다"고 나올 경우 우 수석의 대응이 초미 관심사다.

국방위는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민감한 안보 이슈가 산적한 곳이다.

여야는 특히 사드 배치 결정과 북한의 핵 도발에 맞설 해법을 놓고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뿐 아니라 일부 야당 정치인까지 제기한 '핵무장론'도 관심사다.

최근 잠재적 대권 주자들의 논쟁으로 주목받은 '모병제' 도입 문제 역시 돌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운영·국방위와 함께 여야의 접전이 예상되는 곳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확보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때도 막판까지 심사 파행의 최대 원인이었다. 따라서 국감을 지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문위는 야당의 추경안 단독 처리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등으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곳이다.

법제사법, 외교통일, 여성가족, 안전행정, 보건복지 등 다른 상임위에서도 정치적 파장을 내포한 정책 이슈를 놓고 여야가 격돌할 조짐이다.

법사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 이슈가 걸려 있다. 공수처 설치는 우 수석 문제를 계기로 야권에서 재점화한 사안이기도 하다.

외통위는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로 증폭된 한중 갈등과 동북아시아 정세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화약고'로 여겨진다.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으로 세운 '화해·치유재단'과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둘러싼 논란은 외통위와 여가위에서 함께 터져 나올 전망이다.

안행·복지위에선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과 보건복지부의 직권 취소로 벌어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법정 공방이 여야 대리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한반도를 강타한 진도 5.8의 지진과 관련해선 여러 상임위의 동시 다발성 문제 제기가 예고된 상태이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지진 관측,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원자력발전 정책, 국토교통위원회는 건축물 내진 설계, 안행위는 정부의 재난 대응을 도마에 올릴 태세다.

이 밖에 기재위에선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에 대한 찬반 논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산자위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 방향을 파고들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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