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쏘아 올린 600호…이승엽, 약속 지켰다

한화전서 한일 통산 대기록, 통산 최다 타점·2000 안타도 대구 라팍서 모두 작성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회말 한화 선발투수 이재우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회말 한화 선발투수 이재우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한'일 통산 600호 홈런을 기록한 뒤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한화 이글스에 1대0으로 앞선 2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섰다. 관중은 '이승엽 홈런'을 연호했고, 외야 관중은 일제히 일어섰다. 이승엽은 상대 우완 이재우의 시속 130㎞짜리 포크볼을 걷어올렸고, 그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야구장은 이승엽을 향한 환호로 가득 찼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호 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이승엽은 이날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로 출전, 우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5호이자 개인 통산 600호 홈런. 선수로선 환갑이 지난 불혹에 일군 대기록이라 더욱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날 이승엽이 세운 기록은 2003년 그가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처럼 KBO리그 공식 기록은 아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2004년부터 8시즌을 뛰면서 159홈런을 기록했다. 여기다 국내에서 친 441홈런을 더해 600홈런이 된 것이다. 애초 이승엽이 "두 개 리그에서 달성한 기록이어서 개인적인 의미만 있다"고 몸을 낮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600호 홈런을 친 '홈런왕'이라는 상징성은 어느 기록보다 크다. 600홈런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8명,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2명만 가진 대기록이다.

올 시즌 이승엽은 이미 대구 홈에서 대기록을 2개 작성했다. 8월 24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통산 1천390번째 타점을 기록, 양준혁(은퇴)이 갖고 있던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1천389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달 7일 kt 위즈전에선 KBO리그 8번째로 통산 2천 안타를 기록했다.

경북고 출신인 이승엽은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5월 2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담장을 넘긴 것이 이승엽의 프로 1호 홈런. 1997년 홈런 32개로 데뷔 3년 만에 첫 홈런왕 자리에 오르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3년에는 대구시민야구장에서 56호 홈런을 날려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일본 오 사다하루의 55홈런)을 깼다.

경기 후 이승엽은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젠 개인 기록에 신경을 쓰지 않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서겠다"며 "그동안 지켜봐 준 아버지, 아내, 두 아들 등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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