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라고 하면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말처럼 생각되지만, 원래 그 말은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사용하던 말이었다.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현상인데, 사람들은 해가 뜨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하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을 보면서 우주 만물의 질서를 주재하고, 인간 도덕의 절대적 기준이 되는 궁극의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동양에서는 그것을 '하늘' 또는 '천'(天)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흔히 쓰는 표현으로 '하늘도 무심하시지'와 같은 말에서는 '하늘'이 인격화된 존재로 여겨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민간신앙에 보이는 '옥황상제'나 '천제 환인'은 의인화된 신으로 사람들처럼 말하고, 움직이고, 느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의인화된 '하늘'을 이를 때, 사람을 높여 부를 때 사용하는 '님'을 붙여 사용한 것이 '하느님' 또는 '하나님'이다.(이것은 '솔+나무'가 '소나무'가 되는 것처럼 ㄹ이 탈락한 것이다. '하나님'은 '하늘'의 옛말 '하'에서 나온 것이다.)
기독교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유일신의 이름을 '신' 또는 '여호와'라고 하였는데, 그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에는 너무나 생경한 것이었다. 선교사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적합한 대체어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하느님'이라는 말을 차용한 것이었다.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타락한 곳을 하느님이 벌한다는 성경의 내용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장자못 전설'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우리가 알고 있던 하느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유교적 사고에서 보면 하늘은 우주 만물의 절대적 진리이자, 도덕의 원천으로 생각되는 무언가였기 때문에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 인간에게 천명(天命)을 내리고, 인간들이 천명에 맞게 실천하면 농사가 잘될 수 있는 알맞은 날씨로 응답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적인 천문 현상이나 기상이변으로 경고를 하는 그런 존재였다. 삼국사기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옛날 역사서에 천문 현상이나 기상이변에 대한 기록이 많은 것은 천문 관측을 통해 하늘의 뜻을 알려고 노력했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변이 있을 때 왕은 자신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근신하면서 내치를 다지려고 했었다. 이것을 단순히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변으로 국민들이 동요할 때 지도자가 중심을 잡고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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