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구절벽→철강산업 타격' 시나리오 나왔다

생산가능인구 감소하면 성장 둔화…철강 소비 2008년 이후 하락세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인구절벽'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 영향으로 철강 소비와 건설'자동차'가전 등 수요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철호 포스코경영연구원 동향분석센터 수석연구원은 최근 '철강산업에 다가오는 인구절벽 충격, 고령화 선진국 경험과 미래 인구 전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생산인구의 변동이 철강 소비 및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추이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합계출산율은 부부당 1.24명, 신생아 숫자는 43만9천여 명이었다. 이는 1980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는 65세 인구가 14%를 웃도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며, 2026년부터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전문가들은 생애 주기 가운데 소비가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45~49세 인구가 국가의 경제 성장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경제 성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자동차의 주 소비계층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철강 소비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의 철강 소비는 2008년 6천101만1천t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 소비량은 5천835만4천t이었다. 이 가운데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생산량을 보면 2014년 7천154만2천t까지 올랐다가 2015년 하락세로 돌아서 6천976만t을 기록했다.

철강 수요산업 중에는 철강 소비 비중이 절반 수준(42.4%)인 건설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어 자동차(철강 소비 비중 18.5%), 일반기계(7.5%), 가전(6.5%), 금속제품(6.5%) 등 산업에서 줄줄이 타격이 예상됐다.

실제로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1만7천 대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글로벌 불경기 등과 맞물려 450만 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전과 일반기계 생산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과 공공투자 확대에 따라 아직까지 호조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가계부채 부담과 생산인구 감소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더는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세로 인해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1996년, 총인구는 201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5년 기준 일본의 노인 인구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인 26.3%에 달했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 일본의 철강 소비는 1995년 생산가능인구 수가 정점을 찍었던 당시의 81%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규 주택 건설 착공은 물론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 역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가장 높았던 1992년쯤 고점에 올랐다가 이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함께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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