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3일 금융권 총파업 일부 지점 휴업 고려

대규모 상경 투쟁 예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은행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노조원들이 대거 상경하는 대구경북 일부 은행들의 경우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해 개점휴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노조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지난 5일 "은행 및 금융기관의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하다. 미리 예방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대고객 안내문을 배포했다. 은행들도 금융노조의 총파업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우, 대규모 상경 투쟁이 예고돼 있어 일부 지점에선 휴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 대구본부 관계자는 "23일 총파업과 관련, 노조원들이 대거 상경하기로 돼 있어 일부 점포의 경우 영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들에게 SNS 등을 통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IBK기업은행도 거점 점포를 지정해 영업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대거 상경 투쟁에 나설 경우 현 체제로서는 점포 운영이 어렵다. 팀장급들이 남아 있더라도 단말기에 접근이 불가능해 사실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객 수가 가장 많은 DGB대구은행의 경우도 총파업 관련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노조원이 1천800여 명에 달하는 데다 점포 수만 250개가 넘어 문을 닫을 경우 대구경북에서 금융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대구은행 측은 지점별로 예금계와 대부계 필수 직원 1명씩을 두고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 노조 측은 1천여 명 이상이 상경 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데 반해 은행 측은 400여 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팀장급을 현장에 배치시키고 SNS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사전 안내를 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도 비상 대책을 준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총파업 관련 비상 상황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도 점포 비상 계획을 세워 고객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고,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비상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조합원을 최대한 활용해 업무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평소와 같은 서비스 제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사측은 금융노조와의 단체협약 파트너인 금융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는 등 '강수'를 두며 성과연봉제를 연내에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노조는 '쉬운 해고'로 이어지는 성과연봉제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1차뿐 아니라 2차, 3차 총파업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명운을 거는 이유는 저성장과 예대마진 축소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고임금 저효율의 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질 수 있고 협업 등이 필요한 은행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제도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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