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큰 지진이 오는건 아닐까" 대구경북 또다시 '공포의 밤'

경주 학생 야자 중 아수라장, 대구선 유리창 심하게 떨려

19일 오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일대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자 접속자 증가로 다운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캡처
19일 오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일대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자 접속자 증가로 다운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캡처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느낄 수 있는 강한 여진이 19일 오후 또다시 빌생하자 여진 진원지인 경주시민들을 비롯 대구경북 지역민 대다수가 공포에 빠졌다. 일부 지역민들은 "이번 여진이 단순 여진이 아니라 더 큰 지진을 예고하는 전진이 아니냐"는 물음을 쏟아내며 불면의 밤을 보냈다.

이날 여진의 진앙인 경주에서는 야간 자습을 하던 경주여고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뛰쳐나오는 등 경주시내가 아수라장이 됐다. 경주여고 등 경주시내 각급 학교는 또다시 여진이 일어나자 안전을 위해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켰다. 경주시내 한 상인은 "본격적인 지진 피해 복구가 아직 시작도 안 된 상황에서 또다시 시내 전체를 울릴 만큼의 강한 여진이 오니 할 말을 잊었다"라며 "이러다 경주에 정말 큰 일이 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했다.

경주와 이웃하고 있는 영천에서도 큰 혼란이 빚어졌다. 영천 야사동 한 아파트에서는 이날 여진이 일어나자 공포를 느낀 주민들이 아파트 밖으로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여진은 경주 인근 도시는 물론 경북 북부권에까지 진동이 전해질 만큼 강력했다. 안동'의성'영주 등지에서도 진동이 감지돼 "무슨 일이냐"고 묻는 전화 문의가 각 행정기관과 소방본부로 빗발쳤다. 대구와 경북소방본부에는 여진 발생 30여 분 만에 수천 건의 신고 전화가 쇄도했다.

영주에 사는 고모(55) 씨는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이 흔들거릴 정도였다"며 "그런데 누구는 재난경보가 휴대전화로 오고, 누구는 오지 않는 등 정부의 재난대처가 아직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규모 3의 지진파가 감지된 대구 시내에서도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진은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강도에 비해서는 낮았지만 지진 진동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고 유리창이 심하게 떨리기도 했다. 여진이 발생한 직후 소방본부 등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해 불통 사태가 빚어졌고 가족이나 친지끼리의 안부를 묻는 전화도 급증했다.

류모(70) 씨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이 울려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나왔다"며 "지난번 발생한 지진의 여진인지 새로운 지진이 발생한 건지 몰라 한동안 불안했다"고 했다. 주부 박모(38) 씨는 "물건을 사러 집 밖으로 나왔다 지난번 발생한 지진과 비슷한 소리가 울려 너무 놀랐다"며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우선 전화를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 여진 소식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차례 강력한 지진을 경험한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표정은 차분했다. 직장인 이모(43) 씨는 "갑자기 창문이 떨려 또다시 여진이 났구나 생각을 했고 사무실에 같이 있던 동료 대부분도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일과는 달리 차분한 모습이었다"며 "큰 지진을 두 차례나 겪어봐서 지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날 여진과 관련 "일단 눈에 띌 만한 피해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추가 조사를 통해 피해규모를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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