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박계+반기문 연대는 得보다 失 많아"

대구경북 중진의원들 일축…설익은 '반기문 대망론' 회의적인 시각이 압도적

새누리당 내 친박계를 주축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점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대구경북(TK) 중진의원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TK 중진들은 '친박계+반기문'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임을 자부하고 있는 여권 내 TK 중진들은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권과의 지역 간 공조 가능성엔 불쾌감마저 나타냈다.

이는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TK 출신 주자들이 대권 몸 풀기를 하는 상황에서 '설익은 반 총장 대망론'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앞으로 진행될 대권 추이를 지켜보며 패를 꺼내 보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선 이상인 TK 중진의원 8명(대구 유승민'주호영'김부겸'조원진, 경북 최경환'김광림'이철우'강석호)은 19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이구동성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TK 중진들은 반 총장이 관료로, 또 오랜 외국생활(유엔 사무총장)로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없다는 단점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첫 난제로 꼽으며 '대망론'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반 총장이 여(與)든 야(野)든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문으로 그가 정계에 입문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왔다.

A의원은 "평생을 외교관으로 산 사람이 국회 인사청문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의 혹독한 대선후보 검증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기 관리가 철저했더라도 자녀와 친인척 관리까지 깔끔하게 이뤄졌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B의원 역시 "정치인은 외교관과 달리 국민의 눈높이에서 숨을 쉬면서 어지간한 정적의 공격 정도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맷집이 필요한 직업"이라며 "반 총장의 적성이 정치와 맞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정치 기반이 없는 상황서 유력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러 중진들이 제기했다. C의원은 "일부에서 반 총장과 새누리당 내 친박계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반 총장은 새누리당 당원도 아니다"며 "반 총장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대선을 1년여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점까지 자신의 정치적 노선도 밝히지 않는 인사를 당의 대선후보로 받아 줄 당원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진들은 반 총장이 친박계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D의원은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친박계의 대선후보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며 "친박계 역시 반 총장을 제외한 대선주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반 총장을 꽃가마에 태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E의원은 "아직까지 정치에 발도 들이지 않은 반 총장은 차기 대선 가도에서 상수는커녕 변수도 못 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중진들은 또 반 총장 중심의 '충청+TK' 연대 논의 자체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F의원은 "대통령을 5명이나 배출한 TK를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어이없는 발상"이라며 "유승민, 최경환, 김부겸 의원 등 지역 출신 대선주자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일면식도 없는 반 총장에게 지역민들이 표를 주겠느냐"고 비판했다. G, H의원은 "반 총장이 대구경북에서 표를 받으려면 지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성의를 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는 달리, 정치권 일부에선 TK가 결국엔 반 총장을 포함한 유력 주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반 총장도 그중 한 후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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