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긴급 재난 통보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10여분이나 늦게 지진 알림을 보내 논란을 빚은데 이어, 19일 오후 4.5의 여진이 발생했을 때도 17분이나 지난 후 문자를 발송한 것이다.
특히 재난 속보를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전해야 하는 언론사에마저도 지진 발생 14분이 지나서야 겨우 통보가 이뤄져 긴급 재난 속보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일정 규모의 지진이 나면 기상청에서 국민안전처와 언론사에 동시에 통보하도록 돼 있지만 너무 늦에 '뒷북' 통보에 그친 것이다.
19일 오후 8시 33분 경주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한 뒤 대구기상지청은 14분이 지난 오후 8시 47분에서야 언론사로 '지진 발생 자막을 방송해 달라'는 속보를 보냈고, 17분이 지난 50분에서야 대국민 문자알림과 지진내용 통보를 팩스로 발송했다. 기상청 재난 알림 매뉴얼에 따르면 속보는 발생 후 2분 내로, 통보는 5분 내로 이루어지도록 정해져 있지만 이런 메뉴얼은 '허울'에 지나지 않았다.
김무연(47'대구 봉무동)씨는 "어제 퇴근 후 집에서 TV를 보다 갑작스런 지진동에 제일 먼저 기상청 홈페이지를 접속했지만 아예 접속이 되지 않았고, 결국에는 방송 자막을 보고서야 여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시스템 과부화의 문제일 뿐 발송이 늦어지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기상청의 대응은 가까운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면 차라리 유명무실하다고 할 정도로 턱없이 늦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진 발생 40초 전 해당 지역 주민에게 경고 알람과 함께 메시지를 발송한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망을 갖춘 한국에서 재난 통보가 늦어진 이유가 '시스템 과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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