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약류 식욕억제제 작년에만 2억개 팔려

펜터민 등 다이어트 이유로 쉽게 처방

3개월 이상 복용 땐 우울증'중독 유발

마약류 성분이 들어간 식욕억제제 판매가 해마다 늘고 있다. 장기 복용 시 부작용과 중독 우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판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방전만 있으면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탓이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2015년 사이 펜터민'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들어간 식욕억제제는 7억872만여 개가 팔렸다. 판매 규모는 2012년 1억5천378만여 개에서 지난해 2억249만여 개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약국에서 팔린 식욕억제제가 7억663만여 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동네의원 182만7천여 개, 병원 12만6천여 개 등의 순이었다.

특히 대구 달서구의 한 약국은 식욕억제제 구입량이 2012년 158만350개에서 지난해 394만7천170개로 3년 만에 200만 개 이상 늘기도 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지만, 의존성과 중독성,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장판막 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이나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다이어트를 이유로 흔하게 처방된다는 점이다. 반면 선진국은 해당 성분을 포함한 식욕억제제는 오'남용과 각종 부작용을 우려해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하면 피로와 우울증, 불면증, 조현병 등 각종 정신과 부작용과 약물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013년 펜터민'펜디메트라진'프로포폴을 함유한 의약품을 신규 허가제한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도입되는 내년 말부터는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에 대한 진입규제를 풀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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