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에 남다른 애정, 박 대통령 민심 껴안았다

영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방문…황남동 피해현장 주민 위로, 월성1호기 앞서 보고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주제어실을 방문, 조석 사장 등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주제어실을 방문, 조석 사장 등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20일 경주 방문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경주를 찾아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주 황남동 주민센터에서 관련 부처 등으로부터 피해현황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하고 주민들에게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기로 이야기했다"고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이 경주 방문 첫 일성으로 "신속한 피해조사와 함께 하루빨리 사고 수습과 복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강진에 이어 19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자 직접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피해 주민들과 만나 "얼마나 놀라셨나. 참 많이 힘드실 거라 생각이 들었다"고 위로하면서 "하루빨리 복구하고 피해 지원도 빨리 해드림으로써 다시 안정을 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점검하면서 "전반적인 대응체계도 잘 검토해서 빈틈없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신속히 복구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진에 따른 가옥 피해, 추석 연휴에 내린 집중호우, 이후의 여진 등으로 불편과 불안을 겪는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박 대통령의 경주 방문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경주 방문은 강진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경주 지역에 대한 조기 민심 수습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문재인 안철수 등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선 터라 박 대통령도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드의 경북 배치로 일부 지역 민심이 크게 돌아서면서 집권 후반기 운용에 차질이 예상, 부담감을 줄이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헬기편으로 경주를 방문했다. 보문단지 내 헬기장을 이용했다. 보문관광단지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계한 곳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영애(令愛)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보문단지 현장을 방문, 경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는 신라왕경(월성)지구 발굴조사 현장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경주 지역 문화재 발굴 현장을 방문한 유일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민방위복 점퍼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지진 최대 피해지인 황남동 한옥보존육성지구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한옥 피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주민 황병규(85) 씨는 박 대통령에게 "황남동 한옥마을은 지난 1985년 고도미관지구로 지정돼 한옥 골기와를 올려야만 건축허가를 내주는 곳이다. 여기 주민들은 경주 황남동을 지켜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국가적으로 어렵지만 희생하며 살아온 주민들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월성1호기 앞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원전에서 안전 조치를 잘해줘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안전에 대한 인식과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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