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목숨은 내가" 지진 용품 공구, 대피 체험 인기

스스로 안전 지키려는 분위기…헬멧·로프·생필품 판매 급증

울산의 한 시민이 꾸린 지진 비상배낭. 물, 손전등, 침낭, 겉옷, 비상식량, 속옷, 행동요령 매뉴얼 등이 있다. 낙하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할 헬멧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라디오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울산의 한 시민이 꾸린 지진 비상배낭. 물, 손전등, 침낭, 겉옷, 비상식량, 속옷, 행동요령 매뉴얼 등이 있다. 낙하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할 헬멧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라디오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잇따른 지진으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스스로 안전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진 대비용품을 구매하거나 대피 요령을 배우기 위해 지진체험장을 찾는 시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일본에서 발행된 지진 대비 책자 등을 참조해 손전등, 라디오, 나침반 등이 담긴 생존 배낭을 준비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 다세대주택 3층에 사는 김모(33'여) 씨는 최근 10m 길이의 로프를 구입해 발코니 입구에 뒀다.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돼 문으로 탈출하지 못하면 로프를 이용해 창문으로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다. 인터넷을 통해 매듭짓는 법도 익혔다. 김 씨는 "지진이 발생하면 1층이 주차장 형태인 다세대주택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은 뒤 너무 불안해 로프를 구입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잦은 지진으로 관련용품이 발달한 일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조모(31) 씨는 지난 12일 지진 직후 한 블로그 공동구매를 통해 일본산 지진 모자를 구입했다. 지진이 났을 때 머리를 보호해주는 모자로 호루라기도 달려 있어 건물더미에 갇히는 등 구조를 기다릴 때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역할까지 한다. 조 씨는 "어린 아이가 있어서 불안해 구입하게 됐다"며 "친구 부탁을 받고 추가로 구매하려고 했더니 호루라기가 부착된 제품은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였다. 최근 지진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매를 많이 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또 대구의 대형마트에는 규모 5.8의 지진이 있었던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라면과 생수 등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가량 늘기도 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증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불안감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도 지진을 미리 체험하고 대피 훈련을 해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지진체험객은 1천875명으로 지난해 대비 40%나 늘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체험객들이 지진이 발생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동이 이어질 때는 오히려 테이블 밑에 몸을 숨기고 진동이 멈춘 뒤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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