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샴푸값 판매점따라 고무줄, 최대 5배 차

소비자원 8월 생필품 가격 조사

대구 북구에 사는 주부 김은지(29) 씨는 최근 동네 슈퍼마켓에서 1만3천원짜리 샴푸를 샀다가 며칠 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같은 제품 5개짜리 묶음이 1만원가량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김 씨는 "같은 샴푸를 인터넷에서 샀다면 하나당 2천원대에 살 수 있었을 텐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제품의 가격도 판매 장소에 따라 4배 이상 차이가 나도 되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판매 업태나 시기에 따라 생필품의 최고'최저가격이 많게는 5배까지 차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을 앞둔 소비자들은 필요한 제품의 가격 정보를 꼼꼼히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www.price.go.kr)에 따르면 염모제(모발염색제)와 샴푸, 고추장 등 일부 품목은 판매점에 따라 최고'최저가격이 4~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격은 국민 소비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 402개 상품 가격(전국 373개 판매점)과 주요 기관에서 조사한 공공요금, 의약품비 등의 서비스가격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사이트다.

지난달 최고'최저 가격 차이가 가장 컸던 상품은 동아제약의 염모제인 '비겐크림폼'으로, 최고가가 1만5천원인데 반해 최저가는 2천980원으로 나타나 판매점에 따라 5배의 가격차를 보였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미장센 펄샤이닝 모이스쳐 샴푸'(4.5배, 최고 1만3천300원'최저 2천980원), 대상의 '순창 오리지널 우리쌀 찰 고추장'(4.2배, 최고 1만6천910원'최저 4천원), LG생활건강 '엘라스틴 맥시마이징 볼륨 샴푸'(4.2배, 최고 1만3천900원'최저 3천290원) 순으로 가격차가 컸다.

또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월드콘 XQ'가 4.0배, 피죤의 섬유유연제 '피죤 용기 옐로미모사'가 3.9배, LG생활건강의 바디워시 제품 '세이 온더바디 고보습 아이리스'가 3.8배, 롯데칠성음료의 컵커피 '엔제리너스 카페모카'가 3.7배 등의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를 보인 제품들은 특히 대량 매입 및 판매가 가능하고 소비자 유입이 많은 인터넷 오픈마켓과 대형마트일수록 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또 비교적 소비량이 적은 백화점'소매점(슈퍼마켓)일수록 같은 제품도 권장소비자 가격에 가깝게 판매됐고, 정가에 얽매지 않는 제품의 경우에는 다른 곳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향이 있었다.

소비자원과 대구경북소비자연맹 등에 따르면 생활용품 가격은 정책적 가격 조정이 필요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 자율로 결정되다 보니 유통 과정, 판매점의 입지, 판매점 등의 전략 할인 기간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아울러 이미 구입한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 해도 교환'환불을 요구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동일한 제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는 만큼 생필품을 구입하기에 앞서 가격, 할인정보(1+1 행사)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특히 비싼 제품을 구입해야 할 때는 반드시 가격정보사이트,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가격 비교를 한 뒤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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