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훙샹 조사에도 中 대북 제재 여전히 '느슨'…8월 대북 수출 42%↑

북한 핵개발 연계 의혹이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 훙샹(鴻祥)그룹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고 중국 정부가 확인했지만, 중국의 대북 제재는 여전히 느슨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전날 공개한 국가별 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의 8월 무역총액은 6억2천829만달러(7천117억원)로 작년 같은 달 4억8천335만달러보다 29.9% 증가했다.

중국의 8월 대북 수출액은 3억3천695만달러로 무려 41.6% 늘어났고 중국이 북한에서 들여오는 수입액도 2억9천134만달러로 18.7% 증가했다.

위안화 기준으로 8월 북중 교역 총액은 41억9천300만위안으로 작년 8월보다 41.8% 증가했고, 대북 수출과 수입도 각각 54.3%, 29.7% 늘어났다.

이로써 북중 교역은 다시 1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중국의 대북 제재 참여 이후 4월 -9.1%, 5월 -8.2%로 감소세를 보이던 북중 교역액은 6월 9.4% 증가로 회복했다가 7월 -15.7% 감소한 뒤 8월엔 29.9%로 크게 늘었다.

이는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함께 중국의 대북 제재 수위가 느슨해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드 배치에 대한 반작용으로 훙샹 등 중국의 대북 수출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이던 8월 중국의 대북 수출이 무려 41.6%나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 교역에 별다른 추세적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교역 급증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중국이 대북 제재의 '구멍'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유엔 제재 대상 품목 이외의 마그네시아, 아연광, 아연괴, 동광, 연광 등을 북한으로부터 집중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중 접경지역 지방정부의 관할 하에 이뤄지는 북한과의 위탁가공 교역은 제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계기로 느슨해지는 조짐을 보이던 제재 수위를 다시 강화하고 훙샹그룹 조사를 계기로 새로운 제재를 통해 핵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를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북중 교역이 확연하게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중국은 훙샹그룹 외에 단둥(丹東)의 10여 개 무역회사 대표들을 중대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무더기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제재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길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을 단축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중국이 형식상의 제재 이행이 아닌 실질적인 대북 압력을 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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