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지진 괴담, 이제는 없어져야

지진과 관련한 근거 없는 괴담(怪談)이 공공연하게 나돌아 걱정스럽다. 일부 누리꾼이 인터넷과 SNS에 '24일 대지진 발생 가능성', '8시 30분의 저주' 따위의 터무니없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무리 지진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하지만, 유언비어와 헛소문은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울 뿐, 지진 대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진 괴담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진실인양 유포되고 있지만, 말도 되지 않은 헛소리가 대부분이다. 한 괴담은 '일본 지진 감지 프로그램'이라는 그래프를 제시하며 일본에서 12일 지진과 19일 지진을 예측했다는 설명까지 달았다. 이 그래프에는 24일 토요일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며, '9월 30일±5일'에 '규모 6.8±0.5'라는 예측까지 내놓았지만, 출처 불명의 쓰레기 자료에 불과하다.

12일, 19일 지진이 발생한 시간대를 놓고 '8시 30분의 저주'라는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이런 괴담 때문인지, 저녁 시간만 되면 공연히 불안하다는 시민들이 꽤 있다. 일부에서는 '가스 냄새' '계란 썩는 냄새' '개미 떼' 등을 지진의 전조 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개인 의견일 뿐이다.

괴담이 확산되면서 기상청이 나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정도다. 기상청은 22일 '온라인에서 지진 발생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지진은 현대 과학으로는 미리 예측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예측이 가능하다면 일본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지난 4월 구마모토 대지진 같은 피해를 입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우리는 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턱도 없는 괴담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온 경험이 있다. 이번만큼은 2008년 광우병 괴담, 2014년 세월호 괴담 같은 황당한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경주 시민들이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언비어와 헛소문은 지진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지진 대비를 충실히 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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