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던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50년 지기인 고교 동창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과 '명절 떡값' 수천만원 수수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은 3살 차이가 나지만 1965년 경남고를 함께 졸업한 동창 사이로 같은 반 친구이기도 했다. 5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서로 등을 돌려버린 형국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최근 수년간 설, 추석 등 명절 때마다 현금 500만원씩을 강 전 행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2011년 이후 이렇게 받은 돈이 수천만원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강 전 행장에게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의 범죄 혐의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임 회장이 강 전 행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이 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대출 관련 청탁을 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강 전 행장이 받아온 '명절 떡값'이 실질적으로 뇌물성 자금에 해당한다는 법리 판단을 했다.
이에 따라 강 전 행장이 공무원에 준하는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한 2011∼2013년 금품을 받은 행위에는 뇌물수수 혐의를, 민간인 시절 금품을 받은 행위에는 알선수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검찰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강 전 행장이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순수한 친구 사이의 명절 인사 명목으로 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전후 맥락상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야인(野人) 시절 한성기업 고문으로 위촉돼 사무실 운영비, 해외 여행비, 골프 비용 등 수천만원을 받은 것도 순수한 고문 위촉 대가가 아닌 뇌물 성격 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고문 시절 임 회장과 함께 아르헨티나, 필리핀 등 해외 출장에 수차례 동행해 골프 등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고문 자격으로 지원받은 경비와 '명절 떡값'을 모두 더해 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고문 위촉 대가로 일부 경비를 지원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명절 떡값' 수수 부분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은 이날 오전 법원에서 진행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현금 수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심문을 받으러 법원에 나와 "평생 공직에서 봉사했다. 혐의점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모두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