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과 사람] 내달 개관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권성남 센터장

"대구, 파주단지 따라해선 답 없어 출판 아닌 인쇄기술로 승부 봐야"

권성남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센터장
권성남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센터장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건물 외관은 발전하는 출판산업단지를 형상화해 상승하는 듯한 매스형태로 설계했고, 외장재료로 복합패널을 사용해 출판산업지원센터의 미래지향적이고 랜드마크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건물 외관은 발전하는 출판산업단지를 형상화해 상승하는 듯한 매스형태로 설계했고, 외장재료로 복합패널을 사용해 출판산업지원센터의 미래지향적이고 랜드마크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 입주실
작가 입주실
북카페
북카페

대구 인쇄'출판산업을 견인하고,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할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올해 7월 준공됐다. 지원센터는 대구 출판'인쇄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출판 콘텐츠 창작역량과 다차원적 활용구조를 구축해 새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능을 하게 되며, 10월 개관을 목표로 한창 준비 중이다.

대구시는 출판산업지원센터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우리나라 출판산업 정책과 문화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지원센터 운영을 위탁했다. 위탁기간은 2016년 8월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3년 5개월로, 이 기간에 앞선 출판산업 노하우를 확보하고 시장 상황도 파악해 대구 스스로 출판산업을 개척해나갈 바탕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권성남(45) 센터장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진흥원이 아직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명칭을 사용하던 2001년 입사해 출판물 심의, 독서진흥사업, 출판 관련 문학상 사업, 도서지원사업 등을 맡았다.

그는 "대구출판산업단지를 파주출판단지와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투자 대비 성과가 미흡할 것으로 판단된다. 파주단지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그러나 대구는 출판산업보다는 인쇄산업에 강점이 있다. 파주와 대구를 등가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인쇄하던 사람이 갑자기 출판한다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인쇄 분야의 강점을 살리는 것을 주로 하고, 출판 분야를 견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권 센터장은 "흔히 인쇄산업보다는 출판산업에 고부가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쇄에서도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가령 정확한 그래프와 세세한 표기를 요구하는 전문 의료서적, 전공서적, 공학서적, 미술서적, 장애아 관련 서적 등은 고도의 인쇄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어렵다. 그런 분야를 육성해나간다면 인쇄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권 센터장은 또 출판산업과 독서문화를 '2인3각 경기'에 비교한다. 어느 한쪽이 홀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은 많이 출판되는데 읽는 사람이 적다면 출판산업은 쇠퇴할 것이고, 독서 인구는 많은데 책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면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치다.

"출판산업지원센터는 대구의 출판사와 인쇄사 지원을 주목표로 하지만, 독서 인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독서축제, 출판축제를 대구시와 협의해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권 센터장은 "대구출판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타지역, 특히 서울지역 출판사를 유치해야 한다. 서울지역 출판사들이 대구출판단지에 지점을 내기만 해도 기존 대구 출판사들에게는 신선한 자극과 함께 제작과 마케팅의 노하우를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행히 입주를 문의하는 서울 출판사가 몇 곳 있다"고 말한다.

'대구출판산업단지'라는 이름만 들으면 '그곳에 책 향기가 물씬 풍길 것 같지만' 실제 출판산업단지 외형은 일반 공단과 별반 차이가 없다. 창고가 있고, 지게차가 들락거리고, 트럭이 들락날락한다. 닫힌 문 안에서 인쇄기 돌아가고, 작업자들이 일하고 있지만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출판단지로 견학 온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것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대구출판산업단지와 출판지원센터는 교통 측면에서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작정하고 찾아와야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원센터는 책동아리 회원들이 차를 마시면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베이징 도서전, 아부다비 도서전, 파리 도서전 등 세계 유명 도서전에 출품됐던 한국 그림책을 지원센터 내에 전시하는 행사도 마련한다. 해외 유명 도서전에 가지 않고도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독서장려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년 펼치고 있는 '손안애서(愛書) 사진전' 입상작 전시도 한다. 여기에 명사들이 말하는 책 읽기와 관련한 영상물도 상영해 독서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채비를 갖추는 것이다.

권 센터장은 "다각도로 연구하고 고민해서 대구출판산업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3년 안에 체계를 갖추고 대구 인쇄'출판산업이 자리를 잡고 치고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시간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는…

대구시는 대구 인쇄'출판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2013년 1월 대구출판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대구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출판 관련 업체 입주를 유도했다. 현재는 모두 분양됐다. 그리고 이들 업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단지 내에 올해 7월 출판산업지원센터를 준공하고, 이를 운용할 위탁기관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선정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는 달서구 장기동 출판산업단지 내 6천㎡ 터에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8천425㎡ 규모로 조성됐으며, 예산은 224억원이 투입됐다. 다목적실, 북카페, 지식정보지원실, 출판기업 입주공간, 작가 입주실, 전자출판공동제작센터, 퍼블리싱지원실, 공동장비센터, 공동물류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 10월 개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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