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노조 파업…은행 업무 혼란은 없어

대구은행 노조원 600여명 상경

금융노조가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2년 만에 총파업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날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은행 영업창구에서는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영업점이 많은 DGB대구은행의 경우 파업 참가율이 20%대로 예상보다 저조했고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낮았다. 파업 사실을 알고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오히려 한산한 지점들도 있었다. 이날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개최했다. 대구경북에서도 대구은행 600명 등 노조원들이 상경 투쟁 길에 올랐다. 금융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앞서 약 10만 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시중은행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 같은 상황은 전개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권 파업 참가 인원이 1만8천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약 16% 수준이다. 은행권 전체 직원은 11만 명이며 이 가운데 노조원은 8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날 각 은행에 따르면 노조 파업은 은행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파업의 주요 사항인 성과 연봉제 저지의 당사자인 만큼 가장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이날 4천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는데 이는 전체 노조원 대비 41.2% 수준이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파업 참가 인원을 기업은행 4천 명, NH농협은행 3천700명, SC제일은행 1천800명, KB국민은행 1천500명, 씨티은행 1천200명 등으로 집계했다. 금감원은 총파업에 따른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오전 17개 은행 본점에 검사역 50여 명을 파견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본점과 영업점의 전산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은행 고객들에게 총파업 관련 안내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아울러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은행들의 거점 점포 운영 상황과 대체 인력 투입 계획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성과주의가 이미 은행 내부에 자리 잡아 총파업에 동참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2, 3차 파업을 예고했다. 이날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성과 연봉제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 오늘 파업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2, 3차 총파업을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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