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 또 지진?" 진앙에 자러가는 김 지사

"근거 없는 괴담 직접 깰 것" 정 부지사 등 공무원 6명, 주민들과 마을회관 1박2일

지진 공포에 짓눌린 경주 시민들이 작은 진동과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23일 오후 6시 21분쯤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2.1의 여진이 발생하자 내남면 덕천리 주민들이 집 밖으로 대피한 뒤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안감에 마을 앞을 서성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지진 공포에 짓눌린 경주 시민들이 작은 진동과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23일 오후 6시 21분쯤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2.1의 여진이 발생하자 내남면 덕천리 주민들이 집 밖으로 대피한 뒤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안감에 마을 앞을 서성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4일(토요일) 대지진 괴담을 잠재우기 위해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경북도 공무원들이 지난 12일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경주 진앙 현장을 찾아 하룻밤을 잔다. 본진 이후 400여 차례 여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현장에서 함께하면서 지진 괴담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김 도지사와 정병윤 경제부지사 등 공무원 6명은 24일 경주 내남면 부지1리로 향한다. 65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곳은 12일 한반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규모 5.8)의 진앙이다. 강진으로 마을 길이 솟고, 담벼락이 무너지고, 집 곳곳에 금이 가는 등 재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아직도 지진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김 도지사 일행의 방문은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다 24일 대지진 괴담까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일본 지진 감지 프로그램 괴담'은 일본이 한반도 지진을 미리 감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프와 함께 12일과 19일 지진을 예측했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래프는 특히 24일 토요일에 규모 6.8의 대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기상청은 "터무니없는 자료"라고 일축했지만 여전히 괴담은 돌고 있다.

김 도지사 일행의 24일 방문은 이 같은 지진 괴담으로 불안한 주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앞으로 지진 극복에도 늘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김 도지사 일행은 이날 오후 지진으로 길이 솟아 큰 피해를 입은 부지1리 현장을 방문한 뒤 곧바로 마을회관으로 이동한다. 이후 주민들과 저녁 식사(국밥)를 함께하고,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한다. 다음 날 아침 식사까지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하고 이날 오전 경주시청 상황실 등을 거쳐 도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 도지사는 "이번 지진으로 놀라고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지진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나누는 일"이라며 "경주시민들을 위한 심리지원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다각적인 지역안정 대책을 통해 지역민심을 조기에 수습하겠다"고 했다.

현재 경북도는 경주지역에 3개 팀의 '지진피해 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순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19일부터 활동에 들어가 벌써 661명이 상담'치료를 마쳤다. 경북도는 앞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도립병원과 주변 시군 보건소의 인력을 활용해 지원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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