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일어서자" 서로 다독이는 경주 시민들

공포 떨쳐 내고 복구 가속도…지진 얘기 피하고 일상 대화, 각종 행사도 재개

23일 오후 경주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기와 낙하 주차금지 주의문이 나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3일 오후 경주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기와 낙하 주차금지 주의문이 나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지진 불안감이야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야죠."

정부가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자 경주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시민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만큼 앞으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좀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피해 주민들은 국세'지방세와 건강보험료'연금보험료, 통신요금,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에 걸쳐 경감 또는 납부 유예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농어업인 영농'영어'시설'운전 자금과 중소기업 시설'운전 자금 우선 융자, 상환 유예, 상환 기한 연기 등 지원을 통해 경주 전반에 걸쳐 피해 복구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주시민들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맞아 이젠 지진 공포를 떨쳐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23일 복구작업이 한창인 황남동 한옥마을 주민들의 표정에도 불안감보다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황남동 주민 정모(47) 씨는 "주민들은 공포감을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힘든 시기라고 해도 이겨내야 한다는 말들을 하며 주민들끼리 서로 다독이고 있다"고 했다.

또 진앙인 내남면 주민들도 복구가 진행되길 기다리며, 선대로부터 살던 땅을 지키고자 하는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손님 발길이 끊긴 전통시장 상인들도 매장 상품들의 먼지를 털어내며 다시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상인 최모(51) 씨는 "집 밖을 나가길 꺼렸던 손님들이 하나 둘 시장을 찾고 있다"며 "서서히 안정되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했다.

점심을 위해 식당에 모인 이들도 이젠 지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2주간의 지진'여진에 얼굴에 그늘은 지워지지 않았지만, 웃고 농담을 건네는 시민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특히 22일 경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무너진 경주가 빨리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 진모(44) 씨는 "천년 수도 경주에 사는 시민으로 살면서 불안해하기만 해서는 자존심이 서지 않는다"며 "경주가 빨리 복구돼 명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진 이후 중단됐던 각종 행사도 다시 열리고 있다. 경주시새마을협회는 다음 달 '2016 신라문화제 줄다리기 대회'에 사용될 줄을 만들며 성공적 개최를 꿈꿨다. 협회 관계자는 "경주에 관광객들이 많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줄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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