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깨끗한 대구, 쓰레기 줄이기] ⑦·끝, 정책과 실천의 조화

음식물쓰레기 공공처리비율 25%→63%로 올려 年 54억 절감

대구 남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 음식점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100원을 돌려주는
대구 남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 음식점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100원을 돌려주는 '드림 캐시백' 정책을 시행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섰다

생활 쓰레기 배출은 피할 수 없다. 매일 먹고 마시면서 내놓는 음식물 쓰레기에서부터 수명이 다한 가전제품과 각종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쓰레기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한다. 문제는 환경 훼손과 경제적 낭비가 뒤따른다는 점이다. 쓰레기 줄이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인 것이다. 가정의 몫이 중요하다. 쓰레기 배출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할 것을 분리하는 실천이 요구된다. 또 행정 당국은 이렇게 분리 배출된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수거하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에서 실천되는 정책들

대구의 각 구'군은 생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도입됐고, 현장에서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 밀착형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과 처리 비용을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구는 지난해 7월부터 (사)자연보호중앙회 남구협의회와 함께 민관협력사업으로 '드림 캐시 백'(Dream Cash 100)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음식점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는 손님에게 100원을 환급해주는 제도로, 현재 50여 개 업소가 참여하고 있고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남구는 2013년 이후 음'폐수의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자 '단독주택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와 '물기'악취 제거 누름판'의 제작'보급 등을 벌여왔다. 이를 통해 남구의 1인당 하루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83g을 기록했다. 이는 대구에서 최소 수준이고 2, 3위인 서구(208g)와 동구(227g)에 비해 각각 12%와 19%가 적은 양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도 2007년 13억원에서 2015년 1억5천만원으로 11억5천만원이나 절감하는 성과를 이뤘다.

북구는 지역의 민간단체들과 협약을 맺고 '행복홀씨 입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민간 주도의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공원과 유원지 등을 민간단체에 입양해 자율적으로 환경을 정화하는 사업이다. 민간단체들은 지정된 구간을 매월 1회 이상 정화 활동을 벌여 무단투기를 막고 방치된 쓰레기를 청소한다. 지난해 산격2동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7개 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구는 일요일에 특별기동처리반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6시부터 6시간 동안 진공청소차량 1대와 3개 반(총 9명)이 활동한다. 주요 도로와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 등 상습 쓰레기 발생 지역을 순찰하고,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한다.

중구는 지난해 12월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원룸 등 다가구주택 쓰레기를 분리'보관할 수 있는 수거함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재활용 분리수거함 설치를 강제한 것이다. 또 청소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주택가 골목에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가까운 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서 편하고, 수거 업체는 한꺼번에 모아 담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줄이기의 성과와 과제

대구시는 2013년 환경부의 음식물 줄이기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일반주택과 비교하면 감량률이 저조한 공동주택에 세대별 종량제를 도입한 점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공공처리시설 확충으로 예산 절감을 이룬 것도 인정을 받았다.

특히 음'폐수의 해양 배출 금지에 대비해 2009년부터 689억원을 투자해 달서천환경사업소 위생처리장 부지에 하루 30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공공처리시설을 마련했다. 음식물 쓰레기 공공처리비율이 25%에서 63%로 향상되면서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한 예산 절감 효과는 연간 54억원으로 추정된다.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모아 CNG차량 충전사업에 활용해 연간 14억원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쓰레기 처리를 위한 파쇄와 탈수, 소화, 퇴비화 등 관련 설비를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조경시설과 체력 단련실, 배드민턴장 등을 조성해 시민 휴식공간과 자원순환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해 ▷농산물 쓰레기 사전에 줄이기 ▷음식문화 개선사업 ▷사랑의 농산물 나누기(푸드뱅크 사업) ▷음식문화 개선 시범학교 운영 ▷초'중학생 대상 음식물 쓰레기 경진대회 등을 추진해왔다.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잘못된 분리 배출과 1, 2인 가구의 증가로 대구 생활쓰레기의 감소 추세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1인당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에서 높은 수준이다. 제대로 된 분리 배출의 실천을 각 가정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무단투기도 단속 강화로 줄여야 한다.

쓰레기 감소는 물론 자원순환 효과가 있는 재활용품의 배출과 수거를 더 활성화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여기에 IT기기 사용이 늘면서 소형 전기'전자제품이 쓰레기로 배출이 늘고, 고령화사회에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의약품 폐기물 처리도 중요해졌다.

대구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좋은 정책을 도입하더라도 이를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며 "앞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활성화하고 실천 방법을 쉽게 알리는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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