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지진 피해를 겪은 경주에 단체 관광 및 수학여행 취소가 봇물을 이루면서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가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본진 이후 400차례가 넘는 여진이 계속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관광객과 학생들이 관광'숙박 예약을 무더기로 취소했다.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참에 지역 경기마저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자, 시민들의 한숨 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주시와 불국사숙박협회에 따르면 수학여행 예약 학교 가운데 90% 정도가 해약을 요청했다. 피해 규모가 300여 개 학교에 4만5천여 명에 이르고, 직접적인 피해액만 35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교육청이 경주 수학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예약 취소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한다.
호텔과 콘도가 밀집한 보문관광단지도 된서리를 맞기는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관광버스 한 대 찾아보기 어렵고, 숙박업소도 텅텅 비었다. 호텔 한 곳에서만 수백여 객실 예약이 한꺼번에 취소됐다. 가족 및 개인 여행객도 크게 줄면서 숙박업소'음식점'상점 등에도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창 관광객으로 북적거려야 할 경주가 순식간에 활력 잃은 도시로 전락했다고 하니,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관광 취소 사태가 단순하게 일회성으로 끝나면 좋으련만, 가을철 관광 시즌을 앞두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상황이 아주 다급하다. 가을은 각종 행사와 세미나, 축제 등이 몰려 있는 계절이어서 관광객 유치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올해 2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던 경주시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시도교육청과 학교 등을 찾아 수학여행을 오도록 요청하고, 전국에서 대대적인 관광 홍보에 들어갔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노력에 부응해 많은 사람들이 경주를 다시 찾아줬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경주를 방문해 관광을 즐기는 것도 지진 복구에 동참하고 경주 시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또 다른 길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경주는 지진과는 관계없이 대대손손 지키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역사 도시이므로 국민들이 두 팔 걷고 나서서 도와줘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