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 농수산식품위, 국토위 등 6개 국정감사는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 상황과는 달리 싱거운 첫날을 보냈다. 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대부분의 상임위가 연기되거나 중단된 가운데, 일부 상임위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했으나 반쪽짜리 회의로 전락하면서 힘겨운 샅바싸움은 볼 수 없었다.
가장 싱거웠던 상임위는 농수산식품위였다. 여당의 보이콧 사유가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야당의 사퇴 요구'였던 만큼 야당의 공격과 여당의 방어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세종청사에 오지 않으면서 싸움 상대가 없어졌다. 특히 김 장관에 대해서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주요 질문을 차관급 이하에게만 해, 청문회에서 본 장관과 야당 의원들 간의 기 싸움도 재현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날 하루 종일 '식물 장관'이 된 채 의원들의 질의와 답변하는 부하 공직자들의 얼굴만 머쓱하게 바라봐야 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문은 오래가지도 않았다. 통상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있는 상임위 국감은 심야까지 이어지지만 이날 국감은 저녁 식사 시간 전에 서둘러 끝낸 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해산했다.
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을 상대로 열린 정무위 국감도 시들해졌다. 오전 10시 30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진복 정무위원장을 포함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예정 시각보다 30분이 지난 오전 11시에야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과 국민의당 의원 3명, 정의당 의원 1명만이 참석해 정식 국정감사가 아닌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비공개 간담회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이날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교문위의 교육부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다가 한 차례 중지된 끝에 결국 28일로 연기됐다. 오후 2시에 감사가 재개됐으나 야당 의원들 간 합의로 28일 국회에서 하기로 일정을 조정하고 30여 분 만에 끝났다.
국토위와 환노위 등은 국감 일정을 강행했으나 야당 단독의 반쪽짜리여서 제대로 된 진행이 불가능했다.
국토위의 경우 회의 서두부터 조정식 국토위 위원장이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실시되는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 지금 이 시간까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원활한 감사 진행을 위해 국정감사 중지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오후까지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 의원은 "국감 증인 문제도 3당 간사들이 치열하게 토론하고 있지만, 최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나 조선업 구조조정, 청년 일자리 정책 등과 관련된 정부 정책을 질타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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