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루 커피 두잔, 8000원밖에 못 팔아" 라팍 상인의 눈물

올시즌 성적 부진에 관중 줄어, 입점 상인들 덩달아 매출 부진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구장 복도는 관중들로 붐비고 있지만, 음식물을 파는 매점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구장 복도는 관중들로 붐비고 있지만, 음식물을 파는 매점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하루에 커피 두 잔밖에 못 팔았아요."

지난 23일 오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홈경기가 있던 날이었지만 야구장 상가는 을씨년스러웠다. 편의점은 아예 문을 닫았고 커피숍 등 개인이 운영하는 상점들은 물론, 치킨과 햄버거를 파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6천427명에 불과했다. 금요일 오후 경기인데도 2만4천 명 규모 경기장의 4분의 1밖에 못 채운 셈이다.

이곳 한 상점 주인은 "새 야구장이 대구 명물이 되면 경기가 없어도 장사가 될 줄 알았다"면서 "정규 시즌이 끝나고 내년 봄까지 어떻게 버텨야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성적 부진에 야구장 입점 상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면서 관중 수가 크게 줄어든데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적어도 6개월은 장사를 공칠 형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라이온즈는 한때 꼴찌로 추락하는 등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믿기 힘든 성적에 실망한 홈팬들의 발길도 끊어졌다. 올해 야구장의 관람석 점유율은 51%에 그쳤다. 경기 당 평균 관중 수도 1만2천331명에 머물렀다. 새 야구장이 시민들의 명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셈이다.

자연스레 새로운 야구장에 입주한 상가의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간식거리를 파는 한 상점 주인은 "관중 수가 점점 줄더니 시즌 초반에 비해 절반 이하로 매출이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삼성의 정규 시즌 경기가 모두 끝나는 10월 이후다. 개막전이 열릴 내년 4월까지 썰렁한 경기장에서 장사를 할 상황 탓이다. 이 때문에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내년 시즌 시작 전까지 임시 휴업을 할 예정이다.

새 야구장 주변에 볼거리나 즐길거리를 찾아보기 힘든 점도 인적이 드문 이유로 지적된다. 야구장을 찾은 김모(24) 씨는 "경기가 없는 날 야구장을 구경하러 왔더니 산책로는 막혀있고 주차비는 받아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면서 "막상 찾아와도 야구장밖에 볼 게 없고, 그마저도 막아놓으니 올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